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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5 : 효자 호랑이 ㅣ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5
황석영 지음, 최명미 그림 / 아이휴먼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받아본 책의 후기입니다.
전래동화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늘 즐겁게 보고 있는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이번 책은 <효자 호랑이>라는 이야기에요. 민담집에는 저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도 종종 나오는데, 이번 이야기는 아는 이야기라 반가웠어요. 그럼에도 글이 어찌나 맛깔나게 쓰였는지 읽으면서 “아니 호랑이가 효자라니!”라며 즐겁게 보았답니다.
노루, 사슴, 산양 등을 잡아 내다 파는 사냥꾼 박서방이 황소보다 더 큰 호랑이를 만나자 살려고 꾀를 냅니다.
“아이고, 형님! 우리 형님!”
어리둥절한 호랑이에게 박 서방은 말하지요. 어머니가 먼저 낳은 맏아들이 나쁜 스님의 요술에 걸려 호랑이 탈을 쓰고 뛰쳐나갔다구요. 처음엔 어이없어 콧방귀를 뀌던 호랑이도 점차 속아넘어가, 어머니를 위한다고 멧돼지를 물어다 마당에 놓고 가고는 하게 된답니다. 덕분에 박 서방과 어머니는 부자가 되지요.
그 뿐이게요. 호랑이는 동생에게 색시가 될 여자도 물어다 주고, 색시가 부모님이 보고 싶다 하자 말가죽을 뒤집어쓰고 말인 채 하며 색시를 태워다 주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딸이 살아 돌아오자, 그 처녀를 색싯감으로 점찍었던 총각이 나타나 대결을 청하는데요. 박 서방은 과연 색시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호랑이는 여기서도 한 몫을 톡톡히 해낸답니다.
자기가 호랑이로 변해 마음 아팠을 어머니께 효도하고, 아우를 돕고 지켜주기도 하며 친형제 같은 우애를 나누기도 합니다. 박 서방의 거짓말을 쉽게 믿어버리는 모습이 어리숙하고 미련해보이기도 하면서, 끝까지 가족을 지켜주는 모습이 참 듬직하고 위엄 있어 보이기도 해요.
우리 옛 이야기 속에는 호랑이가 참 많이 등장하지요. 두렵고 신령한 존재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인간에게 당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호랑이. 우리 조상들에게 호랑이는 그렇게 인상적이면서, 힘없고 연약한 민중들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존재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야기 속 호랑이의 또다른 모습, <효자 호랑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