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뇌 - 뉴런부터 국가까지, 대화는 어떻게 인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는가
셰인 오마라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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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와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며 서로 같고 또 다른 기억을 떠올려 퍼즐 맞추듯 완성해간 경험 있으신가요?

이 책이 말하는 대화를 통한 기억을 가장 미시적으로 살펴본 예에요. 단순히 개인이 대화하는 순간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일거라 생각하고 집어든 이 책은, 기대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복잡하며, 그러면서도 미세하게 작용하는 대화와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어요. 뇌과학과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통찰을 담은 책입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기억에 저장되고, 또 기억을 토대로 미래에 관한 대화를 나누게 되며,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집단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집단은 기관을 결성하고, 기관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위계적, 계층적 구조를 형성하면서 국가를 형성하게 되요. 그 과정에는 공통의 문화가 구성원의 뇌에 동기화되는 과정이 일어난다고 해요. 개인의 뉴런에서 출발해 국가에 이르기까지, 뉴런의 구조처럼 복잡하게 직조해내가는 글이 흥미롭고 대단한 책이었어요.

굳이 조직과 국가의 차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나누는 잡담의 기능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잡담은 공통의 현실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관계의 핵심이며, 인간 사회의 모습을 만들어낸 핵심이라는 것. 우리는 사실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와 전설과 신화 속에서 집단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사람만이 가진 이 특별함에 대해 궁금해진다면 시간을 들려 천천히 읽어볼 책으로 추천합니다.

우리의 개별적인 기억은 대화를 통해 공통의 기억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공유 기억 자체가 시공간을 넘어 지속되는 공통의 문화를 창조하는 놀랍고도 독특한 능력의 핵심이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어렵게 경험적 지식을 얻은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아니면 우리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고 그의 정치적 성공이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 같은 사람의 말을 따르겠는가? 신중하게 선택하자.”

“ “도시화, 계층화, 제도화가 많이 진행된 사회에서 잡담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회일수록 개인이 이용할 만한 직접적인 연결고리와 정보가 적기 때문이다.”

국가의 이야기, 설화, 노래가 반복되고 다시 반복될 떄 수많은 개인의 뇌 활동이 한꺼번에 동기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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