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의 동네 한 바퀴 비룡소 창작그림책 79
정재숙 지음, 이주민 그림 / 비룡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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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건 아닌데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뒷표지도 보지 않고 바로 책을 읽어나갔는데, 그게 신의 한수(?) 였어요. 제목만 보고 당연히 어린 아이의 자립심, 사회성을 키워주는 동네 탐험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점점 발달장애인임을 알 수 있는 단서들이 나오더라구요. '복지관'에서의 활동이라던가, '주민씨'라고 불리우는 호칭, 고등학교까지 이미 졸업한 나이라는 점 등에서요. 하지만 책 어디에도 '장애'라는 말은 없답니다. 주민이를 대하는 동네 가게 주민들의 태도 역시 너무나 친근하고 정겹고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음식점에 가도 기계로 주문을 해야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주민이는 훨씬 더 공동체와 어울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주민이는 아마도 발달장애의 특성 때문에 매일 같은 곳을 방문해 같은 메뉴를 고르고 같은 일을 하며 같은 하루를 반복할 거에요. 주민들은 그런 주민이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먼저 챙겨주는데,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장애인의 이야기'라는 정보 없이 아이와 읽어나간다면, 장애가 있든 없든 사회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살 수 있음을 아이가 더 잘 느낄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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