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책 표지에 끌려 보게 된 책이에요. 예전에 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절판됐던 도서라고 하네요. 요즘 현대적 캐릭터물이 주인공인 책들을 계속 보고 있었던 터라 표지만 보고도 신비롭고 예스러운 느낌에 푹 빠졌답니다.오솔길 아래 작은 집에 사는 브루노 할아버지는 세 나무 인형을 만들어요. 집을 함께 지키며 함께 하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떠나게 되자, 집은 덤불로 덮여버리지만 인형들은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요. 세월에 바래져가는 듯한 집의 모습과 쓸쓸한 색채는 표정 없는 인형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세월이 흐르고 꽁꽁 숨겨져 있던 집에 봄과 함께 찾아온 세 가족. 집을 뒤덮은 덩굴과 나뭇가지를 걷어내고 칠하고 쓸고 닦고… 죽어있는 것만 같았던 집이 되살아납니다. 꽃과 어린 소녀가 함께 한 집은 훨씬 더 생기 넘치는 근사한 집이 되지요.어린 딸은 나무 인형을 발견하고 새롭게 색칠을 해주고는 꽃들이 가득 피어난 마당을 볼 수 있게 창턱에 놓아준답니다.“이제 함께 살아갈 완벽한 가족이 생겼으니, 아마도 셋은 다시 행복해졌을 거에요.”시간과 계절의 변화가 듬뿍 녹아 있는 집이라는 공간, 그 공간을 생기로 가득 채우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해준 책이에요. 우리 가족이 채워가는 이 공간도 이렇게 화사하게 빛나고 있을까, 생각해봅니다.세계적인 수상경력을 갖춘 영국 작가 마틴 워델의 차분한 글, 안젤라 배럿의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아룸다운 책이에요. 영국의 클래식한 꽃그림들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만족했던 아름다운 그림들이라, 서정적인 그림책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