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5년 후에 퇴사하고 싶다 - 40대부터 준비하는 50대 퇴직 라이프 플랜
지민 지음 / 라온북 / 2018년 1월
평점 :
과학의 진보로 얻어낸 백세 시대, 늘어난 수명과는 달리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들어간 직장도 우리의 현재를 보조할 뿐, 정년 이후의 삶을 제대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정년’이라는 것이 백세 시대에서는 고작 인생의 중반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평생직장은 없다는 말마따나, 우리는 자의로든, 혹은 타의에 의해서든 안주하던 직장을 떠나게 될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당장은 행복하겠지만, 스펙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줄줄이 대기하는 마당에 무계획으로 ‘퇴직’을 맞게 된다면, 우리의 인생 후반부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 놀랍게도 아직 반 밖에 안 왔는데 말이다.
이렇게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후반부’를 두려워하는 퇴준생과 취준생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퇴직 라이프 플랜을 내놓은 책,《나는 5년 후에 퇴사하고 싶다》가 있다. 자칫 ‘욜로족’ 마냥 자극적으로 보이는 이 제목의 책은, 지인들에게는 ‘퇴직 멘토’로 통하는 지민 저자 본인의 다채로운 인생 경험과 퇴직으로 고민하는 지인들을 도운 많은 경험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퇴직 인생 설계 법’을 담은 중년을 위한 계발서다.
본문에서는 퇴직 후의 삶을 왜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가장 먼저 다룬다. 또, 시간을 경영하는 법, 사회 인맥을 활용한 네트워크 관리 노하우, 퇴직 후에도 필요한 지식 관리 방법, 인생 2막을 위한 마인드 관리법 등을 총망라 하여 안전한 퇴직을 위한 경험적이고 또 효과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어떻게 더 일할 것이냐?” 라는 질문이 “얼마나 더 고생할 것이냐?”로 번역되며 백세시대를 오히려 두려워하게 된 요즘, 다행히도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들은 ‘퇴직 후에 또! 일하는 법’ 즉, 과로 노인이 되기 위한 계획이 아니다. 노후에도 파산하지 않으면서, 과로하는 노인은 되지 않는 빛나는 인생 2막을 계획하는 것이 작가가 제안하는 바다. 어떻게 건강할 것인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꿈, 자기 계발. 작가가 진정 준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삶의 진정한 안정과 행복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의외의 생각은 중년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이 처음 취업과 장래를 결정하는 10-20대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와 매우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는 것이다. 꿈, 체력, 시간, 공부, 인간관계, 취미 등등, 청년들의 자기계발서의 주로 등장하는 로망 있는 이 단어들을 중년을 위한 이 계발서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행복한 미래를 계획한다.’는 공통점 때문일까?
얼마 전 본 예능 방송도 떠올랐다. 인기 있는 예능 방송인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한 개그맨 염경환씨는 그가 살고 있는 베트남에 촬영 차 찾아온 한 후배가 베트남에 살고 있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한다. “내 나이가 마흔 아홉이야. 백년을 산다고 했을 때 인생의 반을 살았잖아. 나머지 50년은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어.” 염경환씨의 말처럼, 퇴준생들은 반전 있게 살아볼 수도 있는 나이, 딱 반까지 온 시점이다. 때문에 나머지 반의 인생을 앞둔 퇴준생들, 혹은 반 이상을 미리 내다보고 불안에 떠는 취준생들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에 대한 계획”은 꼭 필요해 보인다. 미래를 계획하지 않은 일상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면, 또 청년들의 지침서처럼 로망 있는 단어로 인생의 후반부를 계획하는 법을 알고 싶다면,《나는 5년 후에 퇴사하고 싶다》를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