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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평점 :
이 책.. 내가 쓴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드는 우리 삶의 공통 감정.
책을 읽으며 저자와 나이도 환경도 다르지만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이 세상 모두가 가진 감정이리라.
엄마는 나를 두고 떠난적도 곁에 없었던 적도 없지만 항상 엄마가 그립고 애잔하다.
입덧으로 무척 고생했다. 먹을 수 있는것도 없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운도 없었다.
키우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가지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일이었던가.
엄마에게 오면 나는 뱃속의 아이보다 더 어리광이 심해졌다. 이런 어리광을 받아주는건 엄마 뿐이었다. 그 엄마의 손길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저자의 에세이와 사진과 그리고 시...
와닿는 시들도 정말 많았다.
신동엽의 '담배연기처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손 내밀어 나의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하면 될것을..
무엇이 두려워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을까.
담배연기같이 흩어져버리면 다시 볼 수도 없는것을.
김승희의 만파식적
'더불어 살면서도
아닌것같이
외따로 살면서도
더불음같이'
를 읽으며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 남편을 생각했다.
우리는 매일 함께였던 적이 없다.
연애때는 당연했고 결혼후에도 어쩔 수 없었다.
간혹 사람들이 묻곤 한다.
'그럼 결혼은 왜 했어?'
우린 비록 떨어져 있지만 항상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떨어져있음에 항상 서로를 그리워한다.
부대끼고 살아서 이제 좀 떨어져 있고 싶다고 느껴질 날이 올까?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