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 정상과 비정상, 그 경계의 심리학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제이플러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무엇이 나를 아프게 하는가.

'마음의 병' 하면 나는 정신이 나약한 사람이나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에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그런 방법들이 나열되어 있겠지 생각했었다.

자폐증, 우울증, 수면장애, 성기능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책을 읽으며 이런 병들이 단순히 본인이 마음을 다스린다고 해결되는 그런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 주변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이겨나가야 하는 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은 그저 마음이 아픈 병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신체에도 엄청난 장애를 일으키는 사례를 보고 놀라기도 했다.

우리는 아 우울해 하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그저 기분이 안좋다 라고 생각되어지는 우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사랑하는 여자가 유산을 하고 그녀와 헤어지고 지독한 우울증에 걸린 솔로몬의 사례를 보면서 우울증이 단순히 마음에만 이상이 오는 병이 아니라는것을 알았다.

유년기부터 병이 나타나고 결국 그 병으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기까지. 정말 디테일한 상황들이 병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었다.

 

로르샤흐의 나무그림 검사를 할때는 직접 종이에 나무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나는 몸통이 크고 가지가 풍성한 큰 아름드리 나무를 그렸는데, 함께 결과를 확인해 볼때는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

(이전 A, H 테스트 때 나는 큰 형태보다 작은 글자가 먼저 보여 내가 지구별이라 아니라 고독별에서 온거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나무 검사때는 결과가 괜찮은것 같아 다행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 그려보게 하고 같이 결과를 읽어보고 싶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죽음보다 못한 삶이라는 말이 붙었는데 9.11 테러 때 살아남은 사람의 증언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큰 고통에 시달리는지 생생하게 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마음이 무거워질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때 쯤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 남편이 밤새 잠을 못자고 자다가 깨서 울고, 가만히 있다가도 울고를 반복해서 정말 괴롭다고 했다.

무슨일이냐고, 세월호에 누구 아는사람이라도 타고 있느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전에 겪었던 사고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했다.

참사 몇달 전, 눈 때문에 공장 지붕이 무너져 일하던 근로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는데 그 현장에 친구 남편도 있었다고 했다.

돌아가신분은 친하게 지내던 동료였다고 했다.

그 이후로 뉴스에서 무슨 사고 소식만 들으면 움찔 움찔 하더니 이번 참사가 기폭제가 된 듯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더 심해졌다고...

정말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사고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다른 누군가의 일이 아니다.

나의 일이 될 수도, 사랑하는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공감하고 함께 겪어야 더 빨리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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