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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평점 :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의
또다른 소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사이의 숨겨진 관계와
할머니의 편지를 통해
조금씩 밝혀지는 비밀들은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서
몰입감을 높여 주었다.
주인공인 엘사는
학교에서는 친구들사이에
괴롭힘을 당하고 교장실로 불려가서
상담도 받는 이제곧 여덟살이 되는 소녀이다.
그런 그 아이에게
유일하게 용기를 북돋원주고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것은
괴짜할머니..
할머니는 엘사와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며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힘과 용기를 북돋워준다.
그러나 할머니는 암으로 떠나고
엘사에게 부탁하나를 남기게 된다.
바로
"미안하다."고 적힌 편지를 아파트 입주민에게
배달해주는 일이 그것이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입주민들이 그 아파트에 들어와 살게된 사연,
할머니와의 관계,
그리고 그들사이의 복잡한 인연들에 대해
양파껍질 벗기듯
전개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라는
책이 떠올랐다.
제제라는 어린 주인공의 성장을 담은 그 이야기처럼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이제곧 여덟살이되는 엘사의 성장이야기가
담겨있다.
지나치게 조숙하고 눈치빠른 엘사가
할머니의 편지를 전해주는 과정을 통해
소녀로 성장해가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자기만의 아파트 방에 갇혀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던
입주민들이 가진 사연들을
하나씩 열어보여주며
사람과 삶에 대한 이해와
인간에 대한 연민,
그리고 소름돋을 정도로
치밀하게 연결해둔 그들사이의
관계에 대해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지은 프레드릭 배크만이 보여준
따스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어디선가 내 주변에서 꼭 살고 있을것만 같은
엘사와 아파트 입주민들..
그래서 책을 덮은 순간
묘하게 전해지는 여운과
손에서 책을 놓기 아쉬워 지는 마음까지....
무미건조한 삶에
시원한 빗줄기처럼 가슴을 적셔준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