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가 범상치 않았다.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 수능을 쳐서 초등 교사가 된 삶의 궤적이 놀라웠다.
작가의 엄마는 자신의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로지 관심을 성적에만 두고 방문 앞에서 감시하면서 공부를 시켰다. 아마 작가가 굉장히 영특해서 엄마가 기대감을 많이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혼자 수능 공부해서 교대에 들어간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너무나 삐뚤어진 학대 수준이었다. 결국 작가는 불안이 심해지고 걸어 다니면서 교과서를 중얼중얼 강박적으로 외우게 되고 시험 칠 때 손도 떨게 된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공부를 이어나가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살다가 대학에 가니 갑자기 방향을 잃게 되었다. 또 다른 목표가 필요한데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갈 힘이 없었다. 결국 무기력과 게임 중독에 빠지게 된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28살에 대학에서 제적을 당하게 된다. 막다른 궁지에 몰리자 수능 공부를 시작하려고 인터넷 서점을 보다가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데 집중을 하면서 공부를 하여 교대에 들어갔다. 지금은 교단에 섰고 결혼을 하여 아이도 낳았다. 인생 역전이라는 말이 딱 맞는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이렇게 책 한 권이 작가의 삶을 바꾸게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의 내면에 생명력이라는 싹이 숨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한 권은 마중물이었던 것이다. 자신을 포기할 만큼 고통스러운 대학 생활을 보냈던 이면에는 살고자 하는 강한 생명의 싹이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파묻히고 있던 그 내면의 생명력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힘차게 책 한 권을 잡았던 것이다.
나에게 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다. 문제에 부딪힐 때 무기력해지고 고통스럽다고 말하니 원래 나는 무기력한 사람이 아니라서 저항하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정말 의욕이 없는 사람은 무기력해지면 거기에 적응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무기력에 빠질 때 엄청난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바위에 짓눌린 듯 온몸이 꼼짝도 할 수 없으니 손,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리면서 울부짖고 있었다. 결국은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