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소망의 편지
김민정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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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의 아픔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감히 그 고통을 다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위로나 작은 힘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읽어본 책이다.

이 책은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 풀어야 할 8가지 오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짤막짤막한 글이 쓰여있고, 마지막에는 그 주제를 정리하는 한 두 문장과 기도문이 적혀있다. "그저 이 자리에 앉아만 있어 주십시오. 당신의 빈 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와 같은 여덟주제의 문장들은 마포 희망의 다리 문구들을 떠오르게 했다. 마포 자살방지 다리의 문구들은 사회적 가치는 있었을지 몰라도 자살률을 줄어들게 하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이미 자살하기로 선택하고 나서 본 짧은 문구만으로는 그 선택을 돌이키기가 힘들었던것 같다. 단 한마디의 말, 단 한 권의 책으로 자살을 막는다는것이 과연 가능하긴 한걸까 의문이 들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왜 17층 난간에 서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자세히 밝히고 있지 않다.
사모의 길로 들어섰지만 교회도 가정도 깨졌다는 것 외에는 알 수 없어 처음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 책의 목적은 소망의 편지를 쓰고자 함이기에 생략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맞는것 같아 보이는 '불행한 현실'을 보지말고, 그대가 놓치고 있는 다른 '소중한 관계들'과 '소중한 자신'을 생각해보라고 하는 책이다. 그리고 '속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자살로 얻을 수 없다. 자살은 고통의 끝이 아니다. 자살은 복수가 되지 않는다.
-자살을 위해 움켜쥐었던 당신의 칼날은 복수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을 겨누고 있다.
-당신이 남들의 무관심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면, 지금 당신의 친구도 당신의 무관심 때문에 죽어야 할 지 모른다.
-당신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세상이라면 당신은 필요없는 존재인 것이 아니라 이제껏 많은 것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먼 미래를 생각하면 두려워서 죽고만 싶어진다면 지금 한 시간만 살아남자. 매일 그냥 '오늘'만 살면 된다.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아니 죽음을 생각하기 전에 거듭해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자살까지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무너진 자존감으로 인해 마음이 상한 사람이라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두려운 사람이라면, 누구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 소외감으로 인해 힘든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우울하거나 어렵게 되어있는 책이 아니라서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없더라도 중고등 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표정이나 태도, 타임라인으로 자신의 가치를 규정하지 말고,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과연 자살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소중한 그 사람이 꼭 끝까지 살아서 이 책의 저자처럼 고백했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가 더 살기로 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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