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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놀이 82 - 일상의 그림책이 놀이로 연결되는
성은숙 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1월
평점 :
일상의 그림책이 놀이로 연결되는 "그림책 놀이 82"
최근 몇 년간 도서관에서 재능기부로 그림책 수업을 진행해왔기에 이 책이 더욱 궁금했다.
현직 교사분들이 집필하셨다고 하니 더욱 알고싶었다.
실제로 책을 받고나서 좀 우려되었던 점은 이 책이 교사분들이 집필했기에 독후활동사진에 초반부 독후활동에 단체활동사진이 주를 이루어서 과연 이 책이 엄마들에겐 유용할까 하는 점이었다.
이 걱정은 어디까지나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대충 훑어보았을 때 했던 쓸데없던 걱정이었다.
추천사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놀이 과정에 교사가 크게 개입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
실제로 책 개별 내용으로 들어가면 활동전에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부분부터 어떤 활동을 할지까지 아이들과 의논하여 결정한다. 이 부분이 내겐 인상깊었다.
사실 이때까지 재능기부수업을 할 때 독후활동을 미리 독단적으로(?) 정해 갔을 뿐 아니라 밑그림까지 다 준비해서 인쇄해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때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어떤 활동을 할지 정하는 모습이 생경할 뿐 아니라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다.
* 들어가며,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들어가는 글에서는 5가지로 분류된 상상놀이, 인성놀이, 자연놀이,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문제해결놀이,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문제해결놀이에 대한 목적, 필요성, 효과 등이 간단히 설명되어 있다.
이야기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 기억, 혹은 몸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만들고 그리는 놀이를 넘어 몸으로 표현하는 신체놀이는 그래서 매력적이다.
"놀이"는 자발적이고 즐거움과 재미를 동반하는 가장 자유롭고 편안한 인간활동으로 그런 점에서 '일'과 다르다.
이 내용을 보며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발적, 재미, 자유롭고 편안한 인간활동...
나는 여태 아이들에게 활동이 아닌 '일'을 시키고 있었던 거다.
이럴수가!!!
이 말은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아.. 나는 여태 독후활동 밑그림까지 준비해가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말살해왔던 것이다.
그림책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더 나아가 아이들의 감정조절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나와 같이 눈앞이 캄캄한 엄마 혹은 선생님이 어떻게 그림책의 효과를 극대화 시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 상상놀이, 곰 사냥을 떠나자
크게 5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상놀이, 인성놀이, 자연놀이,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문제해결놀이,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문제해결놀이.
그리고 책 한권 한권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먼저 책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이 책에서 알려주고자 하는 바가 적혀있다.)
이 책이 유명한지 모르고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처음 읽어주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이 앞에서 뱉고 만 그 말, "이게 대체 뭐야?"
그렇다. 나는 책을 멀리 했던 사람이기에 작가가 이 책을 어떤 의도에서 썼고, 아이와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자 하는 건지 도통 모르는 무지하고 메마른 엄마였다.
그러니 이 책은 어려울 수 밖에...
온통 허우적 허우적, 첨벙 첨벙만 나오니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알고 읽어줄 때와 모르고 읽어줄 때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감정과 대화는 수준이 다르다.
(그림책 펼치기 에서는 대화하기 어색한 엄마들을 위한 대화 예시가 담겨있다.)
(그리고 놀이법 제시!
한가지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세가지가 나와있어 놀이를 돕는 가이드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가 직접 곰사냥을 떠나며 풀밭을 헤치고, 숲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동굴에서 곰을 만나 화들짝 놀라 줄행랑을 치는 것을 상상하며 읽을 때와, 무지한 엄마가 글에 충실해 읽다 마지막에 '이게 대체 어쩌라는 거야? 이게 뭐야'라는 말을 할 때...
두 경우 아이가 느끼는 재미의 크기는 또 얼마나 다를까?
마임놀이 활동사진을 보고, 유투브에서 작가가 직접 마임하며 읽는 영상을 보고 따라할 때 아이의 반응은 천지차이였다. 이번에 다시 읽고 아이의 반응을 보며 또 얼마나 반성했던가!?
아이가 열중해서 보고 따라하니 아이 모습 담는 것도 잊어버렸다.
아무튼 직접 해보시길!
* 인성놀이 부분 책들 중 한 권, "종이배로 즐기는 뱃놀이"
작년에 아이와 잠자리 동화로 읽었던, 종이배로 즐기는 뱃놀이.
단순하게 그림 보고 읽기만 했는데 이 책이 안전교육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배를 타는 동물들과 함께 하지 말아야할 행동에 대해 약속하는 부분도 아이와 대화해 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읽지 못한 책은 그러려니 하고 읽었지만, 읽었던 책에 대한 내용은 하나 하나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것도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못 했을까 아쉬움이 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워 아이와 집콕을 하는 중인데, 마스크로 무장하고 도서관을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대화 예시를 참고해서 대화의 물꼬만 잘 터도 그 다음 질문, 대화는 저절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문지 활동예시!
신문지 패션쇼 뿐만 아니라 이 활동 이 후에 신문지를 찢어보는 활동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이와 꼭 함께 해 보아야지 마음먹은 커다란 배 만들기 활동!
사진만 보아도 얼마나 좋아할 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간단하고 부담없이 준비하고 아이들도 즐거워할 활동예시가 많아 함께 나누고픈 심정이다.
*자연놀이, 이건 막대가 아니야!
이 또한 아이와 나중에 꼭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활동이기에 함께 포스팅해본다.
"이건 막대가 아니야"는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아이가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여러번 빌려보았던 책 중 한 권이다.
활동을 함께 한다면 아이에겐 더욱 특별한 책이 되지않을까 싶다.
좀 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너는 막대로 ~~하고 놀았었지?' 라는 대화만 했었는데 대화 예시 참고하면 더 나눌거리가 많아질 것 같다.
아이와 길을 거닐며 나뭇가지를 줍고, 그 나뭇가지로 무언가 함께 만들고..
나뭇가지활동 뿐 아니라 그와 연계된 자연물액자 만들기 활동까지!
책 한권이 이리도 풍성할 수 있을까?
* 실제 적용
아이와 활동을 마음먹으면 늘 지갑을 들고 문구점으로 가기 바빴다.
문구상자를 아예 마련해놓고 꺼내어 쓸 때도 물론 있긴 하지만, 늘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해서 문구점에 가게 된다.
그 것도 여러번이 되면 그 것만으로도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가면 늘 본인도 필요한 게 있다고 조르기에 지출이 늘 커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간 내가 얼마나 어리석게 독후활동을 해왔는지 증명해주었다.
과한 엄마표에서 귀차니즘으로 극과 극을 오가는 독후활동에 새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다고나 할까?
먼저,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독후활동을 정하고, 게임 규칙을 정하는 내용!
그 다음으로, 재료가 그리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점!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아이가 잘 가지고 놀던 장난감, 재료만 눈여겨 본다면 집에 있는 도구만으로도 충분히 독후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오전 내내 젠가를 가지고 놀던 아이.
고리타분한 스타일인 나는 단순한 게임도구로만 생각했지 젠가를 블럭이나 가베처럼 가지고 놀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했는데, 아이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없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쌓고, 테이프로 붙이고... 이 나무도막을 가지고 어찌나 잘 노는지...
마침 며칠 전 '그림책놀이82' 에서 보고 예전에 읽었던 책 몇 권을 다시 빌려왔었는데, 그 중에 이수지 작가님의 '움직이는 ㄱㄴㄷ'이 생각났다.
아이에게 젠가로 글씨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나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수락했다.
도통 문자에는 관심이 없는 아이라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재밌어했다.
많이 해야 절반 정도 하겠거니 했는데 그림책 읽으며ㄱ~ㅎ까지 깔깔대며 만들었다.
흥에 겨웠는지 알아서 몸으로 글자만들기 까지 한다.
"이렇게도 만들 수 있고, 이렇게도 만들 수 있어!!"
요리 조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깔깔 같이 웃게 되었다.
잠시 책 좀 읽고 아이에게 적용해보았을 뿐인데도 이렇게 즐거워하다니 참으로 놀랍고 기뻤다.
어찌보면 한끝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드는 것 같다.
거창한 도구가 아니라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활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니 언제든 책만 있다면 부담없이 적용할 수 있어 더없이 좋다.
이렇게 활동집을 출판해 주셔서 엄마로서, 선생님으로서 더 없이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고 개인적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