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씻는 게 귀찮을 때는 어떻게 해요? - 자음과모음 어린이 초등 1·2 ㅣ 어떻게 해요? 4
신수현 지음, 서영경 그림 / 자음과모음 / 2024년 11월
평점 :
발 냄새, 비듬, 콧물...
깨끗함과 지저분함. 게으름과 부지런함으로 선 긋게 되는 오감의 불쾌함에 대해 재치 있게 이야기해 주는 동화.
신수현 작가는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 만드는 일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장면이 그려지며 생동감이 있다.
국민학교 시절 입학식을 앞두고 왼쪽 가슴에 옷핀으로 손수건을 달고 다닌 1학년의 풍경이 생각난다. 그때는 비염이나 알레르기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콧물은 나이가 들면 멈춘다고 생각한 거 같다. 한 반에 꽤 많은 아이들이 코를 훌쩍거렸는데 요즘은 비염과 알레르기로 인한 증상으로 알고 있지만 그때는 자라는 과정으로 여겼던 것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이 된 연욱이와 친구들의 이야기. 『씻는 게 귀찮을 때는 어떻게 해요?』를 소개한다.
씻는 게 귀찮은 이유는 아이도 어른도 가지각색인데 우리의 연욱이는 자신의 발 냄새를 사랑하는(?) 아이이다. 우주최강 아빠의 발 냄새는 맡지 않지만 자신의 발 냄새로 퇴근한 아빠와 장난을 하는 아이. 동생만 씻겨주고 보살펴주는 것 같아 엄마에게 서운한 첫아이이다.
배가 아픈 연욱이에게 의사 선생님이 말한다. 발이라고 차별하지(?) 말고 잘 닦으라고, 발을 만진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지 말라고, 세균을 먹게 된다고... 연욱이의 발사랑 때문에 배가 아플 수도 있다고 어린이 독자는 생각할 것이다. 자기 몸을 좋아하는 것과 깨끗하게 하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연결하면 좋겠다. 아이들은 이를 닦고 손을 씻고 발을 씻는 것을 무척 귀찮아하기는 한다. 이럴 때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정보를 알려주지만 따분하지 않고 연욱이의 표정만 보고도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엄마 나 게으르지 않아요.그냥 좀 귀찮은 것 뿐이에요.
엄마 난 머리감을 때 허리구부리는 것이 힘들어.
다 이유가 있어요!
이유가 있단다. 어쩌면 그 이유를 좀 더 일찍 들어주었으면 해결이 빨리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연욱이의 아이다움은 생수병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비싼 물로 고르곤졸라와 이별하는 의식을(?) 치른다. 엄마는 화내지 않으며 연욱이는 행복하다. 비듬 공주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비듬과 헤어진다. 코흘리개 호찬이는 우정을 위해 콧물을 뿌리까지 뽑았단다. 호찬이 코가 금방 차오를 텐데... 걱정하는 엄마 독자와 공감하는 비염 어린이가 내 옆에 있다.
-표지 속 연욱이의 속마음을 생각해 보기.
-연욱이처럼 나도 하기 싫은 일이 있는지. 그 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생각해 보기.
-연욱이 엄마와 연욱이의 대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과 그 이유를 말해보기.
-우리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낄 때는 언제였는지 떠올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