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천 년 집사의 시계 위에 있다.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ㅣ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고양이와 함께 살며 나도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녀석은 어디에서 왔을까. 정말은 인간의 말을 다 알아듣는 거 아닐까. 무심한 듯 보고 있는 눈동자와 마주치다가 한 번씩 깜빡여 주는 내 고양이를 보며 성은이 망극하다는 마음이 들어 얼마나 당황했었는가. 나 역시 나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고 있다. 언제 어느 시기에 독자를 만날지는 모르지만,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고양이를 상상하며 행복하게. 이 책은 단순한 고양이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고양이와 집사들. 그리고 캣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인생의 전부로 삼은 어머니를 무조건 두둔하지 않는다. 그 부분을 읽으며 작가가 얼마나 많은 각도에서 고민하며 이 글을 썼을지 짐작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버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길의 고양이를 무조건 가여워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겨울이 다가와 자꾸만 냥줍을 하고 싶은 나의 일차원적인 마음을 돌아보게도 한다. 정말로 고양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대변해 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함께 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번복하지 않기를 경고도 한다. 이 역시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 책의 프롤로그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환상적으로 생생하고 위트 있게 한 편의 영화처럼 잘 쓰인 책,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를 추천한다. 고양이는 늘 당신의 곁에 있다. 그리고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함께 당신의 세계를 공유한다.

고양이 집사라면 강추, 생명을 키우고 있는 누군가 이어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