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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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 책의 첫인상. 금세 읽겠구나 쉽게 펼칠 수 있는 책이다. 청소년 문고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뒤표지는 기본적인 내용과 흐름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소녀 ‘달아’와 소년 ‘찬’의 성장 소설, 『나보다 불행한 아이』를 소개한다. 책 소개에 나온 것처럼 제목이 주는 호기심과 안도감(?)이 있다. 지금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호기심에 집어 들고 싶은 책이겠다. 집어 드는 순간 깊이 가라앉았던 긍휼한 마음이 고개를 들고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달아의 주변인과 찬의 주변인은 거의 어른이다. 결핍을 느끼는 환경 속에서 운동화를 하얗게 유지하는 것으로 자신을 지키는 달아와 보이는 환경은 완벽하지만 시작이 평범하지 않고 주변의 시선이 족쇄가 되는 찬을 나는 만난 적이 있다.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달아와 찬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꼭 그런 결핍이 아니어도 달아처럼 뾰족하고, 찬처럼 참아내는 삶을 사는 아이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상처든 결핍이든 관계의 부담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독자에게 제목으로 말한다. 내 얘기를 들어볼래?라고.

달아 역시 찬을 만나며 위로를 받는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려는 그들의 행동들은 되려 아무렇지 않은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달아와 찬의 캐릭터를 바꾸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아마 달아는 찬을 쉽게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찬의 용서는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있던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되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난 시간의 습관이기도 하다. 애달프고 마음이 아팠다.

그 시기, 질풍노도의 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 어른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찬의 형이 그렇다. 찬의 형의 당당한 투정은 찬에게는 결핍을 확인하는 도구가 된다. 찬의 메꿔지지 않는 마음자리 때문에 슬프고 안타까웠다. 어른들의 말 한마디는 오랜 시간 마음에 앙금을 남기기도 한다.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들은 이후엔 엄마나 아빠에게 야단을 맞기만 하면 그 말이 생각났다. 장난으로, 아이의 놀란 표정이 귀여워서... 울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찬은 진짜로 그런 상황의 아이였다. 얼마나 속상하고 얼마나 아팠을까. 어른의 선의를 입은 아이, 그것을 되새겨주는 어른들은 아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선을 베푼 어른을 기억하라고 툭툭 건드릴 뿐이다.


알아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있다. 이 책은 주인공이 스스로 구원하는 것을 그리지 않는다. 구원은 어느 골목에서 나타날지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 것. 우리는 서로 구원이 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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