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에 곰이라니 2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2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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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편에서 벌꿀오소리, ‘라텔’로 반전의 활약을 한 영웅이가 주축이 되어 초반의 이야기는 흘러간다. 만약 다음 편이 나온다면 청해가 주인공이 된 바다생물로 변한 아이들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후반에 정말 청해는 다시 등장한다. 작가는 단순히 동물로 변하기만 한 것을 넘어서 동물의 특성까지 잘 풀어서 이야기 곳곳에 생각할 거리를 심어놓았다.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인데 또 무심하게 넘어가버리는 사소한 일들이 동물화된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보인다. 인간이 우선인가 자연이 우선인가의 관점에서는 풀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보려나 궁금하다.

이 이야기에서 새롭게 다가온 사실은 동물화 된 아이의 엄마가 동물화가 된 장면이다. 아이의 괴로움을 몸소 겪어보고자 한 엄마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다고 해야 하나. 우주 안에서 우리는 작은 몸짓에 불과하지 않은 것일까. 누구의 계획인가, 동물화의 과정은. 공감하고픈 엄마 마음의 몸부림을 들어준 이는 누구인가.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해서 공감하고 싶어서 말해 주고 싶어서 비슷한 일을 겪은 이가 아닐까.

영웅이의 엄마가 담비로 변한 것을 보며, 담비의 우아함 속에 숨은 야성을 생각하며 웃음이 났다. 작가의 캐릭터 설정이 빛난다. 내가 동물화 된다면 나는 흰 늑대 정도로 생각이 드는데, 숲을 지키는 흰 늑대의 위엄과 지혜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비라니 귀여운 외모에 엄청나게 고급 외투를 입고, 날카로운 이를 감춘 담비라니. 영웅의 엄마는 담비가 되고 나서 엄마가 아닌 ‘정명혜’라는 인물이 된다.

정명혜는 아직도 자신이 동물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_93쪽


이 책을 읽은 아이들에게 묻고 싶다. 너의 엄마는 어떤 동물로 동물화 될거같으냐고. 대답이 살벌할 것 같다만 그마저도 너를 향한 사랑이었다고 하면 믿어줄까. 엄마가 좋아하는 찔레꽃이 사고 칠 일이 없고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잘 자라는 꽃이어서가 아니라 아이를 향한 그리움을 생각하며 간직한 찔레꽃이라는 것을 아이는 알지 못한다. 아이도 안다. 엄마의 힘듦과 그것이 자신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엄마와 아이는 서로 사랑한다. 각자의 언어와 마음으로. 그래서 표정을 살피고 표정이 안 보이면 프로필 사진의 변화로라도 끈을 연결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애정이든  애증이든, 그렇게 존재감을 확인한다.


___그리고 이 책의 빛나는 반전이라고 할까.. 잣까마귀 남매 이야기. 작가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꼈다.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배고픈 삶을 보며 느끼는 동정은 작은 폭력이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받은 반공교육이나 뉴스들은 이들을 해석하는 안경이 되었는데 모두가 그럴 것이라는 일반화로 쉽게 결정을 내버렸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희망에 감사했다. 통일이 가까운 것 같은 어떤 날은 과연 이들과 우리가 함께 살 수 있을지 상상하며 고개를 흔들었었는데 길애,길영이를 만나니 괜한 걱정을 했나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이것도 환상일지 모른다.

모두의 아버지, 모두의 어른이 다음 세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길애 아버지의 말이 아닐까.

길애야, 금강산을 부르는 다섯 가지 이름이 있다. 여름이면 녹음이 무성해서 봉래산, 가을에는 만 이천 봉이 단풍으로 물들어 풍악산, 겨울에는 녹음이 지고 암석만 뼈처럼 드러나 개골산이고, 다시 봄이 되면 온 산이 새싹과 꽃으로 뒤덮여 금강산이 되는 거다. 사람 인생도 그러하다. 좋은 날도 있고 시린 날도 있어서 인생이 풍성하고 아름다워지는 거이야. 인생의 때마다 이름이 바뀌는 것이지 네 인생이 뒤바뀌는 것은 아니다. 추운 겨울날도 다 나름의 의미가 있는 거니 함부로 흘려보내지 말라_192쪽

추천한다.

-사춘기와 갱년기의 어딘가에서 힘든 엄마에게

-아내와 청소년 아이를 이해하기 힘든 아빠에게

-왜 화가 났는지 알면서 말하기 싫은 청소년 너에게

-북한 청소년이랑은 말 섞기 어려울 것 같은  누군가에게


다 읽은 아이에게 한줄평을 물었다.

- 다 큰 거 같아도 아이랍니다.

라는 대답, 그렇구나...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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