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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1
하루하라 로빈슨 지음, 히라케이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학산문화사 오피니언 리더가 되고 받은 기념비적인 첫 만화책 중 1권은 커여운 주인공이 등장하는, 보기만 해도 행복한 힐링물이다.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왕군과 마왕군이 수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삭막한 세계. 세계관에 손 꼽히는 강자이자 국왕군 제3기사단 기사단장인 '공주'는 마왕군에게 포로로 사로잡힌다.
지금까지 숱한 시련을 뛰어넘으며 단련한 공주는 결코 마왕군의 하찮은 고문 따위에 굴복하지 않을 터였다.
허나 마왕군은 교활했다. 마왕군 최고위 고문관 '토처 토르듀어'는 단순한 고문과 차원을 달리하는 오로지 공주를 위해 준비한 고문을 실행하는데.
JMT 카레맛 컵라멘, 커여운 곰탱이,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는 최고의 친구들,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마음씨 착한 거인을 비롯하여 온갖 사악한(?) 고문이 지금까지 숱한 전장을 헤치고 나온 베테랑 전사인 공주를 굴복시킨다.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는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고통스러운 고문과 전혀 다른 평범한 일상을 통한 고문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문과 작중에서 벌이는 고문의 간극이 작품 최고의 웃음 포인트다.
얼핏 마왕군 고문관이 멍청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매우 뛰어난 전략이다. 공주는 온갖 수라장을 헤쳐 나온 베테랑. 어지간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지만, 마음 속 한구석에는 따뜻한 온기를 원하고 있다. 마왕군 고문관은 공주의 이러한 마음의 허점을 파고든 것일지도... 모른다.
상술했듯이 공주는 온갖 수라장을 해치고 나온 세계관 최강자이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따뜻한 온기를 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군인 국왕군에서는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소중한 친구마저 가차 없이 베어 가르며 기계처럼 싸우기만 했던 공주는 비로소 마왕군에 포로로 사로잡히고 나서야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얻게 된다.
어머니의 모성애, 친구와 우정, 모두와 함께하는 식탁. 이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고문'이 아니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공주가 세계관 최강자인데다가 곁에 전용 무기인 '성검'까지 고스란히 두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째서 공주는 감옥에서 탈출하지 않고 계속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애초에 공주는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마왕군에 사로잡히게 된 것일까?
작품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은근히 시리어스한 떡밥을 슬쩍슬쩍 내비치고 있다. 과연 앞으로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가 어떠한 고문과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줄지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