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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살인의 심리학 - 원격 전쟁의 PTSD
웨인 펠프스.데이브 그로스먼 지음, 이동훈 옮김 / 에니텔 / 2026년 9월
평점 :
모두가 무인 무기의 뛰어난 군사적 효과(특히 가성비)를 소리 높여 찬양하며, 무인 무기가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될 것인 양 떠들고 있다. 그러나 무인 무기가 몰고 올 이 같은 심리적 부작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은 아직 드문 것 같다.
본서 <드론 살인의 심리학>은 군사 심리학자 데이브 그로스먼의 도움을 받아 미 해병대 RPA(군용 드론) 대대장 웨인 펠프스 퇴역 중령이 직접 집필하였다. 드론 조종사들이 살인을 하며 겪는 트라우마를 심층적으로 파헤친 논픽션이다.
어떤 사람이 무고한 시민의 목을 베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 자를 추적했지요. 그런데 중간에 그 자를 추적하는 것을 중단하고, 다른 표적을 추적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해당 지역에 제 무인기 말고 다른 아군 자산은 없었습니다. 그 명령 때문에 그 자는 멀쩡히 도망갔습니다.
저자의 인맥으로 당시 드론 조종사들의 트라우마를 인터뷰 형식으로 상세히 나열하며, 여기서 겪는 심리적 효과를 상세히 설명하여 드론 조종사들의 정신전력 관리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많은 드론이 투입되며 전선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현재. 표적인 '인간'과의 심리적 거리를 형성하며 서서히 심적 내상을 받고 있는 조종사들의 심리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례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조종사가 사살하기 직전의 러시아 장병과 소통하며 그가 담배를 태울 시간을 주고 폭탄을 떨어트려 표적을 제거하는 장면은 언론을 타고 퍼지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바가 있다. 타인인 시청자들이 그 정도일진대, 당사자인 조종사들은 얼마나 큰 심적 내상을 입을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우리 군도 북한을 비롯한 적국 및 가상적국의 위협과 저출산 고령화라는 이중고를 돌파하기 위해 50만 드론 전사 양성에 돌입하며, 조금씩 전술과 작전술,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론 조종사들의 심리적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직시해야만, 이들이 대한민국의 정예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다.
전장은 게임이 아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