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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권지영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네, 저는 행복해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는
《행복》
최근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기준’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았다. 작년 초겨울 즈음 트위터에 올려진 짤막한 글이 새로운 제목을 달고 유행하는 듯했다. 내용인즉슨 애 키우는 건 정말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와 여기저기 구경하고, 낙엽 진 거리를 걷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게 제일 재밌었냐고 물었단다. 그런데 아이는 자동 세차장에 들어갔던 게 제일 재밌었다고 하여 이에 대해 글쓴이는 오마이갓을 외치고 말았다.
권지영 작가의 《행복》을 읽자마자 바로 저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기준을 권지영 작가가 포근하게 살며시 다뤄주고 있는 듯하다. ‘너는 행복하니?’, ‘너는 언제 행복하니?’ 이와 같은 흔한 물음에서의 ‘행복’은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다. 작가의 《행복》은 이러한 추상적 개념을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을 통해 구체화시켜 직접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
각종 SNS를 통한 자기표현이 일상화된 요즈음 많은 이들이 그것을 통해 상대적 만족감을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적 박탈감에 서글픔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적인 행복’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권지영 작가의 《행복》은 사고를 확장하고 정립해 나가야 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권지영 작가의 《행복》과 함께 맷 데 라 페냐의 《행복을 나르는 버스》도 함께 한다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더욱 풍성한 만찬이 되지 않을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