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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풍선 대소동 ㅣ 단비어린이 문학
한수언 지음 / 단비어린이 / 2022년 6월
평점 :
비밀로 가득 찬
《말풍선 대소동》

소문 퍼트리기를 좋아하는, 별명이 인간 마이크인 강나루 어린이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지효의 웃는 모습이 좋아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과장을 하다 보니 자꾸 그렇게 된다.
“그것 봐! 말에는 책임이 따르는 거야. 쓸데없는 투정 그만 부리고 밥 먹고 어서 학원이나 가.”
해도 될 말, 하면 안 되는 말을 미리 생각해 보고 말하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늘 나루를 따라다니지만, 나루는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마침내 혼자 남은 나루가 화분 앞에 섰다. 벌써 꽃이 피어 있었다. 끝부분이 기다란 꼬리처럼 생긴 게 만화책 속 말풍선을 꼭 닮은 하얀 꽃이었다.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걸 보니 비밀이 잘 담긴 것 같았다.’
그런 나루에게 어느 날 신비로운 ‘소문 씨앗’이 생겼다. 누군가 비밀을 이야기 하면 말풍선 꽃이 피고, 꽃을 터트리는 순간 그 비밀이 들리게 된다! 만화책 속 말풍선을 꼭 닮은 하얀 꽃. 비밀로 가득 찬 통통한 그 꽃이 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작가의 상황 묘사가 매우 실감나게 느껴진다.
‘소문 씨앗의 위력은 정말이지 굉장했다. 민욱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쩔쩔매는 모습에 나루는 통쾌함을 느꼈다. 고작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들킬까 봐 나루에게 비밀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괘씸하기도 했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성표와 민욱이를 보고 있자니 영원한 삼총사로 우정을 다지자던 일도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졌다.’
인간 마이크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나루는 ‘소문 씨앗’을 이용해 친구들에게 반격을 꾀한다. 그것은 대성공! 민욱이의 거짓말은 들통났고, 친구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나루는 통쾌함을 느낀다.
‘민욱이가 거짓말을 한 게 물론 옳은 건 아니지만, 누구나 피치 못하게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나루가 없는 말을 지어내지만 않았더라도 민욱이는 나루에게 솔직히 얘기해 주었을 것이다. 친한 친구라면 비밀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깐 말이다.’
그런데 마냥 철부지 같던 나루에게 격한 변화가 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찌하여 나루는 민욱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말풍선 대소동》에는 자아가 점차 발달하고, 사회적 관계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의 모습이 다채롭게 잘 표현되어 있다. 자신의 태도에 관한 생각, 이성 친구에 대한 관심 및 표현, 그리고 친구들과의 상호 관계 등이 실감나게 드러나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작가는 어린이들의 ‘거짓말’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당연히 거짓말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더 커보니,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거짓말은 해도 되는 것인가,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이 충분히 있을만한 시기의 어린이들에게 작가는 거짓말과 관련하여 건강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Q의 천재들》, 《그 소문 들었어?》에 이어 초등 중학년이 된 어린이들이 즐겁게 읽고 깨우칠 수 있는 《말풍선 대소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