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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s 경성 무지개 - 그들의 심장은 뛰었다 ㅣ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2년 2월
평점 :

나의 심장은 어떠했을까 《1930’s 경성 무지개》
‘일본이 조선만 삼킨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만주국을 세웠습니다. 저 무시무시한 청나라의 땅을 다 집어삼키고 있다고요. 저들은 온 천하를 다 가지려 드는 무시무시한 놈들입니다. 그런데 이 힘없는 조선이 독립을 꿈꾼다고요? 그들로부터의 해방요? 하, 그게 어디 몇 사람이 목숨 걸고 나선다고 될 일입니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조선인들이 죄다 목숨을 걸어도 저들의 총칼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현재 2022년 3월, 오늘날로부터 약 90여 년 전의 상황은 대략 이러했다.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러한 상황이 매우 낯설고,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진정한 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알파 세대나 앞으로의 미래 사회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그것이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과 3년 전에도 그와 유사한 상황은 발생했었다. 2019년에 있었던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총칼로 한국의 경제를 침략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크게 반발하며 대응하였고, 우리 국민들은 일제 불매 등의 자구적 노력을 펼쳤었다.
‘어느 날 독립군이 내게 와 밥 한 끼만 먹여달라 사정한다면, 저는 어찌할까요? 예, 저는 수북이 담긴 밥공기를 내어 드리렵니다. 그리하겠어요. 오갈 곳 없는 독립군이 하룻밤만 숨겨 달라 한다면, 저는 제 침소라도 내줄 거예요.’
‘나는 내 목숨 걸고, 총칼을 들고, 폭탄을 매달고 싸울 용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양심이 뭔지는 알아요. 그것은 조선인의 양심입니다.’
《1930’s 경성 무지개》의 하연과 혁진에게는 일제 치하라는, 현실에 저당잡힌 삶이 있었다. 그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러한 삶을 어찌 살아가든 그것은 각자의 몫이었다. 이것은 하연과 혁진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의 고민이자 과업이었다.
부당한 현실 속에서 조선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꿈꾸는 이들과 그것을 저지하는 세력, 그 사이를 파고든 민족 반역자들의 삶이 《1930’s 경성 무지개》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잊혀져도 되는 머나먼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누구나 꼭 알아야 하고,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과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