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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권지영 지음, 소중애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금방이라도 통통 튈 것 같은 뽀글뽀글한 머리에 똥그란 눈을 한 채, 초집중한 듯 아기를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의 이름은 바로 엄마이다.
나는 오늘 엄마로부터 매우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 내가 이 세상의 빛을 마주하였을 때, 서로를 바라보는 엄마와 나의 미소가 아름답게 담겨져 있는 그림 선물이다. 이 그림에는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하게도 자꾸만 더 길어지는 편지가 쓰여 있다. 그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주 최강 너에게’
드넓은 샛노란 바탕에 또박또박 진하게 쓰여 있는 ‘우주 최강’이라는 활자가 나를 매우 심쿵하게 한다. 내가... 우주 최강이라고? 갑자기 몸이 베베 꼬이다가 이내 폴짝폴짝 뛰어 올라 내가 정말 우주의 아이언맨이라도 된 것 마냥 신이 난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편지를 읽어본다. 와! 내가 진짜 어렸을 적부터의 모습을 엄마가 그림으로 그려주셨고, 편지도 써주신 거였다. 엄마가 나한테 고맙고 사랑스럽다고 하신다. 내가 있어서 매일 설렌다고 하신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엄마도 실수투성이래. 으잉?
이상하다. 나는 엄마한테 맨날 혼만 나서 나만 실수투성이인 줄 알고 많이 속상해왔다. 그런데 엄마도 실수투성이라고 갑자기 고백을 하신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그렇다나... 엄마는 내 모습 하나 하나가 신기하고 즐겁다고 하신다. 그리고 나를 통해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어서 많이 설렌다고 하신다. 이쯤 되니 내 어깨가 절로 으쓱으쓱해지고, 그간의 부끄러웠던 기억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
엄마의 편지는 이렇게 특별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엄마의 편지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보는 페이지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보는 페이지도 있다.
정말! 엄마의 편지를 읽고 나서 내가 바로 하려고 했던 것들이 갑자기 등장해서 매우 신기하고 놀랍다. 엄마가 내 마음을 속속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엄마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평소 울고불고 떼썼던 기억들에 스리슬쩍 민망함이 몰려온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보았다. 그리고는 엄마의 사랑과 나의 진심이 담긴 이 편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를 내 보물 상자 안에 살포시 넣었다. 나는 우주 최강 너무나도 행복한 사람이다.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