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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메이킹 ㅣ 높새바람 48
권요원 지음, 이유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12월
평점 :
오랜만에 청소년 문학책을 읽게 되었다.
집이 가난한 아이의 이야기, 가정의 불화로 힘들어 하는 아이의 이야기, 마냥 즐거운 아이의 이야기 등등
이 '쿠킹 메이킹'은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이야기의 소재와는 많이 다른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물론 나 때와 지금의 아이들과의 관심사는 많이 달라졌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지금의 아이들의 관심사와 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 장지원은 중화요리집의 딸이다. 하필 식당의 이름이 언니와 자신의 이름을 따 장원반점이라 학교에서는 짜장지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이들의 놀림감에 기분이 나쁘지만 온 정성을 다해 요리를 하시는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다. 그 덕분에 요리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일이 힘듦을 알고 계시는 엄마는 지원이가 요리에 관심을 두는 걸 싫어하시는 것 같다 생각한다.
그런 지원이의 반에 현빈(성이 현이고 이름이 빈)이란 학생이 전학을 오고, 약간의 악연으로 시작했지만 '맛집 수색대'를 결성하여 함께 프로젝트를 꾸미게 된다. 잘 먹고 긍정적인 현빈, 촬영에 관심이 많은 윤후, 만화와 피규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주성이.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모두 꿈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하며, 지원이도 요리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가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요즘 꿈이 크리에이터, BJ라고 얘기하는 초등학생들을 안 좋은 눈으로 쳐다보곤 했다. 막연히 TV에 많이 나오니까. 자기들이 좋아하는 영상에 등장하니까.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으니까. 다양한 이유지만 그야말로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를 배제한 진로 결정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고, 자신이 뭘 잘 하는지도 모르는 지원이가 맛집 수색대 아이들과 유튜브를 통해 꿈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생각이 확 바꾸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땐 볼 수 없었던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소재를 가지고 왔지만, 그 속의 이야기들은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짖궃게 놀리는 아이, 만사 태평의 친구, 뭐든지 앞서는 언니, 내 꿈을 가로 막는 것 같은 엄마, 나 자신을 잘 모르는 주인공.
짜장지원과 친구들의 진로 수색대(맛집 수색대) 이야기 '쿠킹 메이킹'. 요즘 초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읽고 싶은 어른들. 유튜브 크리에이터란 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