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진짜 친구 찾기>입니다. 뒤를 돌아보는 주인공과 눈이 마주치는 기분이라 얼른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표지입니다.
저자는 <악플전쟁>의 이규희 작가님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악플전쟁>은 저도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2013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친구 관계'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추천 도서입니다.
이번에 출판된 <진짜 친구 찾기>도 결국은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부모님의 이혼과 엄마의 사업 성공으로 혼자 외롭게 지낸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유리'는 학교에서만큼은 외롭지 않게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친구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매일 사서 나눠주고, 친구들이 원하는 건 모두 들어주는 '반 호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늘 유리 주변에는 친구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리고 유리는 그 친구들이 모두 단짝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학생 '시내'의 한 마디 '걔들이 과연 진짜 친구일까?'란 한 마디와 함께 조금씩 균열이 생기게 됩니다. 전학을 와서 다른 친구들하고는 친하게 지내려고도 하지 않는 시내가 한 말이라 유리도 처음에는 그냥 지나칩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숨기려고 했던 거짓말이 들통나고, 엄마의 사업에 문제가 생기며 유리의 일상에 변화가 생깁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짝사랑하던 범수와 가까워지는 걸 질투하는 친구까지 생기면서 유리의 주변에는 더 이상 친구들이 모여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단짝 친구라고 생각했던 보미와의 관계가 멀어지며, 유리는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작 나의 외로움만 생각했지 친구들의 진짜 속마음에 대해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던 걸 깨닫게 되고요. 그리고 이때부터 '진짜 친구 찾기'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점은 유리가 친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자세히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갈등 해결에 너무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 책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랄까요? 물론 이 책도 초반에는 유리의 암울한 상황을 너무 부각시키는 것 같았지만, 갈등 해결을 넘어 유리와 친구들이 성장하고 진정한 친구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실제 교실 속 아이들도 이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아무 문제 없었던 1학기를 마무리하고 여름방학이 지나 돌아왔는데, 갑자기 냉랭합니다. 도대체 무슨 문제일까 싶은데 감정의 골은 깊어져 있습니다. 이게 둘만의 문제면 상관이 없는데, 학급 분위기 전체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담임이 나서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문제가 아닙니다. 사소한 오해가 생겼거나, 서운한 마음이 쌓인 것이죠. 중요한 건 자신의 감정만 생각하고 친구의 마음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서로 말로 표현하지 않고 지냈다는 겁니다.
<진짜 친구 찾기> 속 주인공들 유리, 보미, 시내에게도 말 못 한 비밀들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걸 숨기며 살다 보니 친구들과의 관계는 빈 껍데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밀이 들통나면서, 그리고 나누면서 아이들의 관계는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진짜 친구가 된 것이죠.
작가님 또한 어린 시절 내성적이 성격 탓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몇몇 아이들이 말을 걸어주기 시작했고, 함께 놀아주었다고 합니다. 그 친구들 덕분에 남을 위로하고 사랑할 줄 아는 어른으로 자랐다는 작가님의 말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뚜렷해졌습니다. SNS와 개인 통신기기의 발달로 친구들과의 연락은 더 쉬워졌지만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 단짝 친구는 더욱 만나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먼저 멋지게 누군가의 진짜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친구 관계 문제로 남모를 고민이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진짜 친구 찾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