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들이의 엄마는 영화배우가 꿈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 두 아이의 출산과 육아에 밀리고, 광주로의 이사로 인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시민배우 오디션에 합격하게 되고 엑스트라 배역을 맡은 엄마가 찬들이와 함께 영화 촬영장에 다니면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찬들이와 엄마가 참여하는 영화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로 시민배우들의 역할은 대부분 계엄군에게 맞아 죽는 역할입니다. 비록 영화 촬영이지만 짧게나마 그날 있었던 일을 직접 체험하게 되면서 5.18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사실 중반부까지는 '5.18'보다는 '꿈'에 대한 이야기가 더 중심에 있습니다. 영화배우라는 엄마의 꿈과 그 모습을 선뜻 이해하기 힘든 찬들이와 나머지 가족들, 그리고 연기 학원에 다니는 제훈이를 통해 계속 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꿈, 즉 관심사가 같은 찬들이 엄마와 제훈이가 신나게 애기하는 걸 보며, 찬들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없는 나에겐 꿈이 있는 제훈이와 엄마가 얄미웠다. 그리고 기분 나쁘게도 부러웠다(94쪽)'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종반부에 가까워지며 이야기가 급변합니다. 찬들이는 영화 촬영 중 바닥에 엎드려 맞아 죽는 역할을 하며 1980년 5월에 계엄군에게 맞아죽어야 했던 아이들, 사람들에 감정이입합니다. 또, 5.18과 관련된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친구를 호되게 혼내 주는 제훈이와 5.18 유공자인 할머니에 대한 비밀을 꺼내 놓는 무진이를 통해 '영화보다 잔인한 5.18 그날의 이야기'를 다시 떠오르게 합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나서는 장면에서는 다시 오늘의 광주로 이야기의 주제가 바뀌는 듯 합니다.
책을 읽으며 최근 초등학생들에게는 잊혀져 가고 있는 날이지만, 아직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5월 18일의 광주가 그리 먼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가 실현되는 데 큰 자양분이 된 사건이지만, 그날의 희생자들과 가족들은 아직도 제대로 사과받지 못한 채 오늘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아픈 역사일수록 기억을 하고 있어야 그 일을 반복해서 당하지 않는 거랍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잘 알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합니다(작가의 말에서 발췌).
아이들이, 그리고 많은 어른들이 <영화 속 그 아이>, 그리고 다양한 역사 동화를 통해 '역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