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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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세계는 우리의 일상을 단단히 뒷받침한다. 이 세계가 없다면 당신 손 위의 아름다운 스마트폰은 작동하지 않고, 전기차는 배터리를 갖지 못할 것이다.

물질 세계는 당신에게 화려한 집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집이 계속 버티고 서 있도록 지탱한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당신을 따뜻하고 청결하게,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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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절의 흔적
이담 지음 / 일단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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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꿈이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를 먼저 배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다음으로 배우는 말은 "살려주세요"라고 합니다.

사회에서 가정 폭력의 피해자, 아동 학대 생존자로 불리는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그 아이들 가운데 생존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꼭꼭 숨기고 살아남아 자신의 꿈을 이룬 어른이 있습니다.

작가 이담입니다. 세상에 내어 놓은 작가의 미뤘던 이야기,

 

모든 계절의 흔적을 만나보세요.

 

이 책은 가해자의 정신 상태와 형량 보다 살아남은 피해 아동들에게 더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세상에 내어놓은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작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인세 전액을 "아동학대 피해자"를 위한 기금으로 내놓은 착한 작품입니다. 

일기장, 해방 그 후 현재, 편지로 구성된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 작가는 어린 시절과 폭력에서 파생된 트라우마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저마다의 계절은 다르겠지만,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이제라도 미뤄놨던 말들을 전하려 합니다. 늦게 연이 닿은 만큼 조심스럽게, 또는 묵직하게 당신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슬픔마저 익숙해져 버린, 체념한 당신에게 많은 문장들이 잘 전달되길 바라며 당신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작가 소개)

 

"당신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들이 흥미가 생긴다면, 당신들이 짜증이 난다면, 모든 것이 학대의 타당한 이유가 되었다."(p.40) 이 책에 수록된 <이유>를 보면, 자녀를 오로지 자신들의 기분 풀이 대상으로만 여긴 부모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무너뜨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일까요? "부모는 자식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존재라는 말이 믿을 수 없는 거짓말"(p.41)이라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결과겠지요. 하지만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상실감과 두려움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브라질의 교육자이자 세계적인 교육 사상가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꽃으로라도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김혜자 배우가 쓴 에세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오래된 미래, 2008)로 유명해진 말인데요. 어른들이 만든 최악의 폭력, 전쟁 상황에서조차도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있을 수 없다는 일침입니다.

 

폭력의 잔인함은 피해자에게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적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피해자의 삶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받은 학대는, 인격이 채 생성되기도 전부터 받은 학대는 한 아이가 성장하는 데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고, 한 아이가 세상을 나아가는 데에 큰 두려움을 줬다."(p.68) 그 아이는 바깥세상에서 "새는 바가지"가 되지 않으려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지만,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한 위기는 불현듯 찾아옵니다. 작가를 나비로 생각하는 동생이 있습니다. "나비는 어디에 숨겨도 빛을 내던 나의 태양이었다. 나비가, 나의 태양이 빛을 잃었다."(p.103) 


자신의 상처 보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자신의 생을 놓아버리려 합니다. 생존자로서 작가 이담이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드러낸 이유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저마다의 이유를 지닌 불행한 가정.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도 자신의 감정을 속이며 "어른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2018년 아동복지법에 의해 설립된 아동권리보장원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 가운데 확정된 건만 27,971(2022년 통계자료)이라고 합니다.

모든 계절의 흔적. 작가 이담의 이야기는 계절은 다르지만, 상처를 지닌 모든 독자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가 담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아동학대와 좋은 어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특히, "아동학대신고의무자 교육"을 받는 모든 분들에게 생존자로서 작가의 진솔하고 담담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갖고 싶었던 것을 떠올려본다사랑, 행복, 따뜻함, 그리고 진정한 어른갖고 싶었던 것을 혼자 떠올려보는 지금,나는 누군가에게 너무 늦지 않게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p.147)


(※ 일단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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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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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나는 이 금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하지 않았던 걸까?"(p.15)

경제전문기자 에드 콘웨이는 미국 유타 주에 있는 코르테즈 금광산에서 자신의 결혼반지를 보며 이런 의문을 갖습니다. 그동안 제품으로만 접했던 금반지가 자신에게 오게 되는 과정을 확인하게 된 현실은 충격이었습니다.

이 경험으로 그는 "물질들이 시장가치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그 물질들에 의존하는지를 따져보기 위해"(pp.18~19) 책을 쓰기로 합니다. 그의 책은 깊이 들어갈수록 의도와는 달리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되는데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잇는, 인류 역사를 움직이는 물질이 지닌 놀라운 세계를 그린 대서사시 물질의 세계가 탄생하게 됩니다.

 

​≪물질의 세계는 여섯 가지 물질이 지닌 특성과 여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물질과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문학 도서로, 2023년 영국에서 출간 당시부터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등 영미권 주요 언론에서 극찬을 받았습니다.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목록에 오르며 202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이번 인플루엔셜 출판사의 번역본 출간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래, 소금, , 구리, 석유, 리튬.

에드 콘웨이가 인류와 생존을 함께 하는 물질 가운데 선정한 여섯 가지입니다. 이것들은 "우리 주변의 환경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며, 즉각적인 대체물이 없고 인류가 세상을 구축하도록 돕고 있으며 고갈된다면 세상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p.30)이라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선정 이유입니다.

또한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넘어간 에너지 대전환처럼, 철 다음에 구리와 석유, 리튬을 넣은 이유는 에너지 전환을 설명하기 위한 구성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모두 여섯 파트로 구성된 이 책에서 여섯 가지는 순서대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후반부로 갈수록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분명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에너지 가격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고, 엄청난 상승 폭이 경제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물질 세계에서 에너지, 원자재 같은 지저분한 것들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자기기만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낙하산을 타고 물질 세계로 내려가자마자 당신은 곧바로 이런 교훈을 배운다.”(p.31)

 

참고로 인플루엔셜 출판사 사전 독자단에 선정되어 <모래> 부분만 나온 샘플북을 받아보고 서평을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후반부에 대한 설명은 섣부른 감이 있어 보이지만, 프롤로그에서 밝힌 저자의 저술 의도를 파악해 볼 때 충분한 개연성이 있어 보여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1. 모래

"인류가 모래를 활용하여 환경의 많은 부분을 만들어냈기 때문인데, 그 덕분에 물질 세계를 개관할 수 있다."(p.33) 이 책의 시작이 모래가 된 이유입니다.

고대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모래의 변신 과정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파트로, 모두 1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투탕카멘의 석관에서 발견된 보물 가운데 "태양신 라"를 형상화한 목걸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투탕카멘의 목걸이에 있는 보석들 가운데 담황색의 반투명 돌이 있는데요.

무덤이 발견될 때까지 본 적이 없는 돌로, 1990년대 후반에 밝혀진 이 돌의 출처가 사하라 사막에서 죽음의 땅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모래 바다" 800여 킬로미터를 들어간 지점에서 발견된 유리이고, 그 유리를 만든 주인공은 바로 2900만 년 전에 폭발한 유성이라고 하니 SF의 한 장면 같습니다.

호모 파베르(Homo faber) 도구를 만드는 인간의 시대를 연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현대적인 물질, 모래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만나보게 될 것입니다.

 

유리는 근본적인 혁신이었다. 이를테면 인류의 상상력에 더 큰 날개를 달고, 더욱 과감한 발명을 시도하게 했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오늘날에도 유리는 이런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인터넷은 대개 광섬유를 통해서 전송되는 정보의 망이다.”(p.52)

 

물질의 여정을 통해 본 역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과정과 사람들의 이야기

물질의 세계. 에드 콘웨이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문명에 늘 함께 하지만 관심 받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깨달음의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사합니다.

방대한 양을 지닌 책이지만 메모를 하지 않고 읽더라도 거시적인 관점으로 큰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자신이 속해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교양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인문학 도서입니다.

미국 네바다 주, 금광. 가장 원시적인 곳에서 시작된 집요한 탐색의 결과물을 통해, 독자들은 에드 콘웨이가 선사하는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가장 지적이고 새로운 물질세계를 탐험하게 될 것입니다.

 

물질 세계는 우리의 일상을 단단히 뒷받침한다. 이 세계가 없다면 당신 손 위의 아름다운 스마트폰은 작동하지 않고, 전기차는 배터리를 갖지 못할 것이다. 물질 세계는 당신에게 화려한 집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집이 계속 버티고 서 있도록 지탱한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당신을 따뜻하고 청결하게,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p.25)


#도서협찬 #도서제공 #물질의세계 #인플루엔셜 #에드콘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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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영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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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사람들이 흔히 크게 성공할 직업이라고 말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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