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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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제공]
문형배 판사가 27여 년간 블로그에 올린 1,500여 편의 글 중 120편을 선정하고 다듬어 책으로 냈다.

1부 ‘일상은 소중하다‘에서는 판사지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이 만난 법원 안과 밖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고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다.

특히 산책과 등산, 그 과정에서 만나는 나무를 사랑하는 작가가 내어놓는 일상이 소박하면서도 닮고 싶은 장면들이었다. 정상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이만하면 됐다고 내려오는 가뿐한 등산, 나무의 이름을 구분하고 불러주는 다정한 관심이 법관 문형배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다.

2부 ‘일독을 권한다’에서 작가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데, ‘법의 정신‘, ’감시와 처벌‘, ’자유론’ 등을 통해 법의 세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베니스의 상인‘과 ‘죄와 벌’ 등 재판 장면이 나오는 소설을 읽고 법관의 입장에서 소회를 밝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일인분의 삶밖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이 만나 판결하게 될 더 많은 삶을 이해하고자 부지런히 문학을 찾아 읽는 모습에 존경심이 일었다.

3부 ‘사회에 바란다’는 판사로서 사법부 일에 대해 개인적 견해를 내놓은 글, 공적인 자리에서 한 연설문을 모아두었다. 특히 진주지원장 취임사, 부산여성변호사대회 기조강연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어른이 기관의 장이 된다면 일할 맛 나는 일터도 꿈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간결하고 담백한 글인데도 인간 문형배의 따뜻하고 사려 깊은 마음이 말과 말 사이에 묻어나는 에세이였다. 우리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겠지.

문형배 작가는 인생의 스승으로 자신을 공부할 수 있도록 후원해준 김장하 선생을 자주 언급하는데, 그 자신 역시 우리 시대의 어른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다. 그의 퇴임으로 우리는 좋은 법관을 한 명 잃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현명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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