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올리비아 랭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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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은 유명한 정원사의 오래된 집을 사서 정원 복구 작업에 돌입한다. 폐허에 가까운 정원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며 점심도 잊고 땅을 파고 흙을 돋우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거나 정원의 옛주인의 삶을 좇기도 하고, 정원의 기원인 에덴과 <실낙원>의 정원을 떠올리기도 한다.

수많은 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고 색과 향기를 상상하면서, 그녀는 정원 만들기를 위해 땅에서 내몰린 사람들, 노동력과 생명력까지 착취당한 사람들의 이름도 불러본다.

이 책은 올리비아 랭의 개인적 정원 가꾸기에 대한 몇 년에 걸친 에세이이자 수백년에 걸쳐 구획 지어진 우리 삶의 터전으로서의 땅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녀의 정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최근의 미국 대선,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팬데믹과 기후 위기까지 이어지며 지금 우리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역사와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 인간과 삶에 대한 다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눈길이 인상적이다. 가문 날에는 들쥐를 위한 물그릇을 내어주고, 손에 묻은 흙을 털어가며 아침을 먹고, 꽃의 이름을 구분지어 불러주는 삶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책. 그러나 그 안, 그 너머까지 멀리 뻗어나가는 통찰을 나누어주는 책

쉽고 재미있게 읽히기보다는 치열하고도 우아하게 읽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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