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직장 내 사모임을 등한시하지 않기로 결심한 하타는 등산 모임을 제안 받는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던 등산 모임이 정기화되고, 하타도 등산의 재미를 조금씩 알아간다. 회사 창립 멤버격인 상무의 퇴임을 기념하는 등산 모임에 늘 회사에서 겉돌던 메가씨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는 베리(베리에이션 루트: 정해진 루트가 아닌 길을 찾아 등산하는 것)를 하는 취미 산악인이다. 2대 사장의 영업 방침 급변으로 회사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일은 과부하인데 실적은 없는 불안함이 지속되며 산마저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는 하타는 메가에게 베리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직장 생활 속 인간관계와 미묘한 감정들,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지는데, 마쓰나가 K 산조는 직장을 다니는 겸직 작가(그런데,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이자 등산 애호가라고 한다. 삶과 글이 일치해서인지 진정성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내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 머릿속에서 몸피를 불려가는 걱정과 불안, 몸을 움직일 때 찾아오는 순수한 집중의 시간에 대해 작가만의 길을 통해 보여주는 소설. 앞으로 그가 개척해 나가는 루트를 따라가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