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가문 메디치 3 -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
마테오 스트루쿨 지음, 이현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피렌체의 명문가인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산드로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등 수많은 예술가를 후원하고 지지함으로써 르네상스 시대를 꽃피우게 한 대지와 자양분 같은 역할을 한 가문으로 알려졌는데, 이 사실은 메디치 가문을 한 나라만큼이나 유명하게 만들었고 나도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세 권이 출간되었고 코시모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1권, 로렌초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2권, 그리고 카테리나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3권이 있다.
세 권 중 내가 이 세 번째 책을 가장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메디치 가문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맛보기로 읽어보았던 프롤로그에서 고모 클라리체와 함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보며 눈빛을 반짝이고 재잘거리던 영리한 여자아이가 어떻게 자랐는지도 궁금했고 말이다.

같은 시리즈의 1권과 2권을 제쳐두고 3권부터 읽어도 괜찮을까 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각자 다른 인물을 다룬 개별적인 이야기여서 3권을 먼저 읽어도 문제 없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세 번째 책의 주인공인 카테리나 데 메디치는 정략결혼으로 프랑스 왕의 아들과 결혼했지만, 이탈리아 사람이나 장사꾼 딸로 불리는 등 프랑스 궁전에서 환영받지는 못하는 이방인이었다.
게다가 남편 앙리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디안 드 푸아티에라는 애인이 있었기 때문에, 앙리는 카테리나를 싫어하지는 않더라도 소홀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앙리의 형이자 프랑스의 왕세자였던 프랑수아 왕자가 죽임을 당하자 앙리가 왕세자가 되고 카테리나는 왕세자비가 되면서 둘 사이의 후손 문제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앙리는 애인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 빠져서 카테리나는 남편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후손을 가지는 일은 멀게만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카테리나의 시아버지인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가 카테리나를 좋게 보고 보호해준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대로라면 시간이 흘러 프랑수아 1세가 세상을 떠나면 카테리나가 난처해질 것은 불보듯 뻔했기에 프랑스에서 안전하게 위치를 확고히 하려면 후손을 빨리 가져야 한다는 왕의 충고는 카테리나에게 더 와닿았다.

당시 프랑스 왕세자와 결혼한 이탈리아 출신 카테리나가 프랑스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방법으로 후손을 가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현실이었다.
카테리나는 자신의 장래에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저서 <군주론>을 몇 번이고 읽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지만 시간만 흘렀다.

사실 지적이고 교양있고 영리하다는 카테리나가 이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으로 점성술사 노스트라다무스을 찾기 시작한 것은 의외였는데, 나에게 그 남자는 이상한 사이비로만 보였지만 카테리나는 절박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프란체스카 안티노리 부인과, 프랑수아 1세 덕분에 곁에 두게 된 유능하고 충직한 군인 레이몽 드 폴리냐크 사령관 덕분에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노스트라다무스(미셸 드 노스트라담)을 찾았고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아들을 낳았지만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 불필요하고 속임수가 담겨있고 어리석거나 잔인한 말들은 그 말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주는 동전이지요. 보잘것없는 동전 몇 개의 가치밖에 없습니다. 말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몇 푼 되지 않는 사기를 치려고 하는 사기꾼의 말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그 사기꾼은 그리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그 사기꾼은 운명입니다. (...) 그러니 당신은 오감을 신뢰하는 데 그치면 안 됩니다. 당신은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합니다.”

p.160-161


이 소설은 실존 인물과 역사를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소설의 배경인 1500년대(16세기)의 역사, 예를 들면 합스부르크의 카를 5세 황제군과 프랑스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나 가톨릭과 신교도 사이의 종교 갈등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이런 요소가 사실적인 느낌을 줘서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 본문 앞에 카테리나 데 메디치의 초상화와 성의 사진이 수록되었는데, 앞서 말한 프롤로그에서 어린 카테리나 데 메디치가 보고 감탄했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나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퐁텐블로 성 등이 있고, 사진을 간단히 소개할 때 소설과 연관해서 설명한 것도 좋았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3권을 읽으니 메디치 가문의 다른 인물과 메디치 가문 자체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역사 속 여성의 다른 이야기를 많이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다시 한번 샘솟는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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