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 -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
최희성 엮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고? 신화는 허구적인 옛날이야기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화를 아는 사람들은 살면서 그 허구적 이야기인 신화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몇 번이나 느껴보았을 것이다.

신화에는 옛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담겨있으며, 옛날부터 지금까지 종교, 문화, 예술 분야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생각에도 영향을 주었다.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이자 폴리네시아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영웅이자 악동인 마우이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마우이는 태어났을 때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바다의 신 랑기에게서 키워졌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 가장 먼저 자신의 가족을 찾았다고 하는데, 마오리족은 신원이 불분명하면 재능이 뛰어나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불문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원이 분명하지 않으면 재능이 있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에게 한국 신화보다 더 친숙할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내가 흥미로워 하는 이집트 신화와 수많은 신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 신화, 마블 영화 시리즈 이후 자주 보이는 북유럽 신화뿐만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문명, 페르시아 문명, 중국 문명, 헤브리아 문명, 동유럽 / 슬라브 문명, 아메리카 문명, 아시아 문명, 아프리카 문명, 켈트 문명, 그리고 내가 디즈니 영화 <모아나>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된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까지, 5대양 6대주 전 세계 곳곳의 신화를 담았다.


이렇게 수많은 신화를 575여 페이지에 담았기 때문에 각 신화의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인도 문명 신화의 분량이 40페이지 정도다) 다양한 신화의 주요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신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메이저 신화부터 마이너한 신화까지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특히 앞서 말했듯 디즈니 영화 <모아나>를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에 17페이지 분량인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가 특히 반가웠다!



이 책으로 <모아나>에서 노래를 부르며 간략히 요약해서 보여준 마우이의 활약들을 읽을 수 있었고, 화와이 신화 속 화산의 여신 펠레는 영화 속 테 카와 테 피티를 떠올리게 했다.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를 알게 되니 태평양 군도의 폴리네시아 신화와 문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견학을 하고 자문단을 만드는 제작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영화의 모태가 된 신화에 대해 더 알아가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신화와 관련된 여러 사진과 그림이 수록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줬다.

다양한 문명의 신화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유사점을 통해 인류 공통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도 신화를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홍수 신화가 있는데, 홍수 신화들은 상당히 유사해서 말을 안 하면 같은 문명의 신화로 알았을지도 모른다.

알려지기로는 노아의 방주가 더 알려졌지만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신화가 가장 오래되었다는 흥미를 끌 만하다.



다양한 신화를 읽으며 재미는 물론이고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신화를 읽었을 뿐인데 그동안 보고 들었던 예술과 문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신화를 알면 역사만 보이는 게 아니라 모든 걸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아쉬운 점이 있는데, 위처럼 상태가 좋지 않은 그림이나 사진 또한 수록되었다는 것이다.

책의 부제가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인 만큼 그림과 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마치 이미지 파일이 깨져서 픽셀이 두드러지는 듯하거나 흐릿한 그림과 사진이 일부 있었다.

앞으로 그림과 사진을 수록한 책을 만들 때 출판사 측에서 인쇄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한다면 완성도 높은 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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