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우선은 재밌어야 하고, 일단 재밌게 읽고나서 여운이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말이 필요 없는게,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재미없는 소설을 억지로 읽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추리소설 단편집에는 한국 단편추리소설 9개 정도가 실려 있다. 해마다 '오늘의' 또는 '올해의'라는 타이틀이 붙은 한국추리단편소설집이 한두 권씩 출간되고 있는데 이번 작품들이 가장 색깔이 진한 것 같다. 형식과 소재가 가지각색이다. 가볍고 경쾌하게 읽히는 것도 있고 무겁고 여운이 길게 남는 것도 있다.
한국 추리문학판은 참으로 기이하다. 몇 년 전에는 100년 전 쯤에 쓰여진 셜록 홈즈가 유독 우리 나라에서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고 올해에는 최근에 쓰여진 한두 작품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에서도 덩달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추리흐름을 볼 때 청소년들에게는 김전일 스타일의 정통추리소설이 많이 읽히는 것 같은데 세계적인 추리소설 추세는 이 책에 실린 작품들과 같이 현대판이다.
이 책은 추리의 퍼즐적인 기법보다 완성도와 문학성을 더 중요시 했다. 범인을 잡는데 중점을 두기보다 왜 그 사람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가 더 중요한 관심사다. 범죄에 대해 분석하고 사회에 대해 탐구한다.
소설의 꽃은 역시 단편추리소설이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긴 여운까지 남는다.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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