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점 하나에서, 많은 날들이 시작됩니다.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보여주다니요. 그렇죠, 우리 모두 가슴떨리는 첫 순간의 기억이 있잖아요. 작은 새순 하나가 돋아나는 걸 발견하고 안도하던 순간, 작게 반짝이는 악세사리 하나에 온 마음이 두근거리던 순간, 작은 점 하나가 온 세상같이 보이며 가슴벅차하던 순간 말이에요. 기분좋은 시작점으로 나를 돌려놓는 책. 아침 햇살 아래에서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영롱한 빛깔과 감각적인 그림에 맞춰, 코팅하지 않아 포실포실한 표지 질감과 센스있는 타이포까지 뭐 하나 허투루 넘어간 게 없네요. 작은 시작부터 완벽한 만듦새까지 참 만족스럽습니다.
처음 펼치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흑백 사진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인데요. 하나씩 글과 함께 보면, 사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손짓’ 놀이들로 구성되어있어요. 손짓으로 얼마나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 요즘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화면으로 만나면 얼굴이 보이고 말소리도 들리지만, 몸짓과 손짓이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답답했던 순간들이 있지 않으셨나요? 이 책을 보면서, 몸짓 손짓을 하나하나 따라하며 놀아본다면, 분명 아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더 잔뜩 만들어낼 것 같아요. 요즘 초등학생이라면 노래 부르며 짧은 동영상 정도는 뚝딱 찍어낼 것도 같고요.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