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과학 - 행복한 냄새와 식감의 비밀
요시노 세이이치 지음, 조민정 옮김, 임태언 감수 / 터닝포인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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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많은 베이킹 관련 서적들을 가지고 있다.

흔히 베이킹 하는 사람들에게 빵이 좋은지 제과류가 좋은 지 묻곤 하는데, 나는 그 중에서 빵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말랑말랑한 반죽의 질감이 너무 좋고, 빵빵하게 부풀어오르는 오븐스프링도 좋고,

갖구운 빵을 쭈욱 찢을 때 생기는 빵결도 너무 좋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구수하고 마음까지 따스해지는 빵굽는 냄새.

그런 매력 때문에 빵을 굽는다.

하지만, 원리를 모르면 너무나 어려운 것이 빵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이론적인 뒷받침이 무척이나 필요한 것도 빵인데, 이번에 마침 빵에 대한 제대로 된 이론서가 나왔다.

당장이라도 구수한 냄새가 날 것 같은 빵사진들로 시작하는 이 책에는 근래 드물게 레시피가 전혀 없는 책이다.

사실 이렇게까지 레시피가 한 개도 없을 거라고는 생각 못해서 처음에 약간 놀랐다.

교과서 같은 느낌의 책이라고 보면 된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빵이라는 음식 자체에 집중한 설명들이 나온다.

빵에 대한 개념, 영양적인 측면의 빵에 대한 이야기, 나는 그 중에서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

흔히들 어른들이 밥을 먹어야 든든하고 빵은 금방 배가 꺼진다고들 하셨는데, 그 말의 이유를 여기서 처음 알았다.

사실 다 곡물이니까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한다. 정말로 우리에겐 빵이 간식위주로 가야 하는 것일까? 그래도 빵은 훌륭한 한 끼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은 빵의 재료에 관한 이야기이다.

밀가루, 이스트, 소금, 물, 당류, 유지, 달걀, 유제품에 대한 각 재료의 성격과 빵 속에서 하는 역할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스트 부분에서는 많이들 헷갈려하는 고당용, 저당용에 대한 차이, 그리고 여러가지 이스트 종류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빵을 만드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스트레이트법, 중종법, 프랑스빵제법 등 생각보다 다양한 빵 만드는 법들이 있었다.


제빵의 메커니즘에 대한 부분에서도 빵이 만들어지는 원래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온다.

이스트에의한 발효가 어떤 과정으로 일어나는지, 그런 발효는 왜 필요한 것인지 알려주고, 분할과 성형의 기술, 굽기의 메커니즘까지 제빵의 모든 공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반죽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분, 글루텐, 반죽의 온도에 따른 변화과정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준 부분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뒷 쪽으로 가면서 빵의 맛에 대한 과학을 다루는 부분도 있고, 맛있게 먹기 위한 비결 등을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서 알아야 할 토스터와 제빵기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집에서 빵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들 궁금해하는 제빵개량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 따로 있어서 사진 찍어봤다. 나 역시도 제빵개량제를 넣어야할지 말아야 할지 많이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구입도 했었는데, 결국은 다 버렸던 기억이 난다.

맨 마지막엔 다양한 빵 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빵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에 레시피가 전혀!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구입하시길 권한다.

레시피를 찾는 분들은 실망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베이킹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안다.

레시피의 나열이 전부가 아님을 말이다.

사실 베이킹이라는 것이 재료의 특징을 알고, 적재적소에 정량을 사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배합하느냐에 따라 빵의 종류는 무궁무진해 진다.

그런 근본 원리를 알고 나면 빵이 더 재미있고, 빵을 만드는 일이 더 흥미로운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빵이라는 음식에 대한 모든 이론적 지식이 궁금한 사람에게 이 책은 너무도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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