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미래를 파는 상점 - SF 소설가가 그리는 미래과학 세상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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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대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합니다."

최근 동네에 새로 생긴 상점의 광고 문구였다.








《곽재식의 미래를 파는 상점》은 향후 50년 안에 상점에서 팔 법한 물건을 예측해 과학적 근거로 풀어낸 책이다. 가전, 식료품, 잡화 그리고 마지막 특별 코너에서는 우주 생활과 태양계 바깥 탐사를 다룬다.



바다의 해초에서 양질의 단백질을 뽑아 실제 고기와 똑같은 맛이 나게 만든 바다 들소 고기. 입고 다니며 언제든지 충전할 수 있는 보조 배터리 옷, 나노 기술로 바닷물을 정화하는 해수 정수기. 여름에는 열기를 막아주고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는 녹색 건축 필수품 창문 필름. 종이처럼 가볍고 유연하게 휘어지기도 하는 초저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초경량 노트북 등등.



미래 예언보다는 지금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과학기술이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이야기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어려운 용어가 나온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각 기술의 핵심과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이 어떤 것인지 핵심만을 전달하거나, 어떻게 동물의 아닌 생물의 몸에서 뽑은 단백질을 재료로 인공육을 만들 수 있는지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프린팅이란 컴퓨터로 쓴 글자나 그린 그림을 종이 위에 그대로 인쇄하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3D 프린팅이란, 컴퓨터로 설계해 놓은 어떤 모양을 덩어리 그대로 기계가 뿜어내도록 하는 기술이다.

56쪽.



지구의 모든 생물을 이루고 있는 단백질은 다들 스무 가지 정도의 아미노산이 그 재료다. 즉 아미노산들이 어떤 순서로 얼마나 조립되어 있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단백질이 된다. 그 차이뿐이다. 세균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도, 꽃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도, 오징어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도, 나비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도 다 같은 아미노산으로 되어 있다. 다만 아미노산이 조립되는 순서와 길이만 다르다. 스무 가지 블록이 똑같이 쌓여 있는데, 어떤 어린이는 그 블록으로 자동차 모양을 만들었고, 어떤 어린이는 우주선 모양을 만들었다는 식의 이야기다.

73쪽.








SF 작가가 상상하는 근미래의 모습은 다양한 과학 기술 분야가 통합되어 신기술이 개발되고, 그것들이 또 모여서 인류가 직면한 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이다. 기술의 통합과 보편화가 이루어져 값비싼 최신 기술들이 점점 일상생활로 파고든다. 여기에 자연환경과 소외된 계층을 생각하는 감수성이 더해진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좋지만 저렴한 전기 경운기는 식량난에 시달리는 지역을 구할 수 있다. 사람과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 로봇도 좋지만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일을 하는 투박한 로봇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적정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의 필요와 환경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기술을 말한다(49쪽)." 이렇게 "건강하고 안전해진 사회는 결국은 운영하는 데에 비용이 덜 드는 사회이고, 또 좋은 인재들이 마음 편하게 지내기 위해 모여드는 곳(185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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