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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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반짝거리는 우주 모래가 되어─







오늘 하루 외계인이라는 말을 두 번 들었다.

별명이 외계인인 것도 충격이었는데, 진짜 외계인이라니.

본문 39쪽.







이 책! 게임 좋아하는 아이들은 진짜 재미있게 읽었을 거예요. 게임 좀 해봤다 하는 사람이면 알아보는 단어와 표현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죠. 작중에서 은하가 즐겨하는 '유니콘피아'는 MMORPG에 광활한 우주를 비행하며 탐험하고 정복하는 《노 맨즈 스카이》 같은 샌드박스류를 합쳐놓은 게임이에요. 무려 만 12세 이하만 플레이할 수 있는 어린이 우대 게임이랍니다.




'유니콘피아'의 개발자가 인터뷰에서 "어린이들에게 현실 세계는 너무 좁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기술과 엔진 그리고 인력만 있으면 뭐든지 구현 가능한 게임 속 세상은 게이머들에겐 새로운 세계이고 놀이터예요. 특히 이 책은 코로나19를 견디며 탄생한 작품이라, 집콕하는 매일의 답답함을 게임이 달래주며 아고라와 아지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주인공 은하는 하루에 1~2시간 정도로 정해놓고 게임을 하는데, 게임이 자신의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부모님께 게임 금지령을 받지 않도록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거죠. 게임 속 세상에서도 규칙과 예의를 지켜 행동해요. 게임을 하다 보면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유저들이 있고, 해커와 핵 유저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게임들도 많거든요.




이런 책임감 있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은하를 보면서 '아... 내가 어린이였을 땐 저런 자제력이 없었는데' 하면서 감탄했더랬죠. 밤새워서 게임은 당연한 거고... 그래서 항상 부모님께 혼나고... ㅋㅋ







일러스트 이야기를 꼭 하고 넘어가야겠어요. 센개님의 그림인데 표지를 처음 보는 순간 반했더랬죠. 90년대 갬성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어서... 분명히 SF를 읽고 있는데 향수에 빠지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요. 왜 그리운지, 뭐가 그리운지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감성을 자극하는 SF 동화랍니다.




은하가 500만 광년 너머의 별에 통신을 시도하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별의 목소리〉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표지 그림에선 그리움이 반짝거리는 우주 모래가 되어 묻어날 것 같아요. 센개님 팬이 되었답니다.



"안녕하세요. 지구는 오늘도 안녕합니다. 지금 지구는 봄입니다. 모든 자연이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지요. 지구의 풍경을 여러분에게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오늘은 제 딸 은하 얘기를 더 해 보려고 합니다."

뚜두. 두두뚜두. 뚜두두두.

헥시나 기계어가 창고 안에 울려 퍼졌다. 이상하게 헥시나가 가깝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헥시나라는 행성이 우주 저편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문 61쪽.




창비 블로그에서 전수경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작가님은 동화를 읽는 게 좋아서 동화를 쓰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의 매력에 퐁당 빠진 것 같아요. 내년부터 좋아하는 그림 동화책을 조금씩 수집해보려고요.








혹시 책을 읽은 여러분 중에 외계인이 있다면, 일단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마세요. 정체를 들키면 너무 바빠지거나 귀찮아질 수 있거든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면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 비밀을 지켜 드릴게요.

179쪽,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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