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2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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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잃었건 아니건,

복수의 시간이 다가왔다.

《부적 2》, 413쪽.







이제 잭은 혼자가 아니었다. 늑대 인간 ‘울프’와 모건 슬로트의 아들 리처드 슬로트가 길동무가 되었기 때문이다. 잭은 곧 알게 되었다. 혼자 있을 때와 길동무가 있을 때 또 다른 역경이 그를 찾아올 것을. 그리고 그는 길동무와 함께 걸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혹은 끌고 가거나, 업어 가더라도 함께 가는 법을. 책을 덮고 나서 찾아오는 만족감, 후련함 그리고 이별의 아쉬움. 이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인지.




1200쪽이 넘는 긴 여정 동안 영웅의 자질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잭은 부적에게 선택받은 자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잭을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은 사랑, 우정과 근성이었다. 특별하기 때문도, 부적 때문도 아니었다. 잭은 언제라도 포기할 수도, 쓰러져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매 순간, 옆에 스피디 할아버지나 부모님, 울프와 리처드가 곁에 없더라도, 그는 혼자 일어서서 싸웠다.





잭은 혼자 일어서서 싸우든지, 쓰러져 죽든지 해야 했다.

576쪽.






《부적》의 문장은 풍부하다. 아낌없는 서술어와 생생한 내면 묘사를 통해 공포, 혼란, 고독, 슬픔, 사랑 같은 세상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캐리》와 《아웃사이더》 외에 스티븐 킹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안에서 킹의 글은 감성이 풍부한 쪽은 아니었다. 피터 스트라우브와의 합작의 결과물일까. "도널드 덕이 조카 휴이와 듀이와 루이를 목 졸라 죽이고, 미키 마우스가 헤로인에 취한 미니 마우스를 총으로 쏘는, 반(反)디즈니랜드(본문 505쪽)"같은 악몽 같은 판타지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부적》의 탄생에 영감을 준 《톰 소여의 모험》을 끝마치면서 마크 트웨인은 "이것은 엄밀히 말해 소년의 역사이므로 여기서 끝나야 한다. 더 이상 계속되면 남성의 역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두 작가가 후속작을 쓴 것도 당연하다. 후속작 《블랙하우스》엔 은퇴한 LA 강력계 형사 잭 소여가 나온다. 하루 빨리 한국에 소개되기를 .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 벌의

(현실이)

사슬갑옷처럼.

6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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