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고양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옹.

둔갑 못 하는 고양이가 훨씬 적다냥.”

놀라운 고백이었다.


“고양이가 둔갑하는 건 보통이야옹.”

그런 건가. 30년 가까이 살았는데 그런 건 정말 몰랐다.

옛날이야기나 동화, 애니메이션, 만화에서는 등장하는 설정이지만

그것은 허구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믿음은 시야를 좁게 만든다옹.”

본문 87쪽.



가와고에(川越)는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열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도시다.

일본 에도시대(1603–1868)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작은 에도‘라고 불린다.


이곳에 사람으로 둔갑하는 고양이들이 산다.

그들은 사람처럼 옷을 입고 말을 하지만 독특한 성격과 말투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하나같이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사람으로 둔갑한 고양이의 피부에 사람의 피부가 닿아서는 안 된다.

이 금기를 어기면 그들은 도로 고양이가 되어버린다.






27살 마시타 구루미는 계약직으로 일하던 출판사에서 정리해고당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고 혼자 해결해보려고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6개월이 지나버린다. 스마트폰은 정지당하고, 집세 독촉도 점점 심해진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 초 어느 비 오는 날, 히카와 신사로 산책을 나온 구루미는 강물에 빠진 택배 상자 속에 들어있는 검은 고양이를 구해준다.



히카와 신사의 ‘인연의 신’이 취직 잘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들어준 것일까. 그 검은 고양이와의 만남은 카페 <커피 구로키>로 이어진다. 구루미가 구해준 검은 고양이가 점장인 그곳은 구루미에게 당장 필요한 일자리 그 이상의 '보금자리'가 된다.





“나 만지지 말라고 했잖냐옹!!”

“그쪽이 내 손등을 쳤잖아.”

“비켜라냥!!”

어이가 없다. 

포는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지

구루미의 이마를 볼록한 발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리기 시작했다.

“닿아서는 안 된다고 했잖냥. 학습을 해야 한다옹!!”

소리에 비해서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구루미는 생각했다.

마치 자그마한 고무 공으로 치는 것 같은 감촉이다.

이런 걸 고양이 냥냥 펀치라고 하는 걸까.

본문 131쪽.



작품의 장르는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일상 코미디다. 약간의 미스터리도 섞여 있다. 말은 통하지만 인간의 상식을 넘어선 행동을 하는 고양이와 그런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한 인간 구루미. 겉은 인간, 속은 고양이들이 엉뚱하고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는 웃음 포인트가 다수 등장한다.



구루미는 착해서 손해 보는 성격 때문에 검은 고양이를 구하긴 했지만 딱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고양이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쓸모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능력으로 사람과 고양이를 도와주며 세상의 이면을 보게 된다.



카페도 인생도 지금부터 시작이다.

본문 317쪽.



한쪽은 사람 말, 한쪽은 ‘옹’ ‘냥‘거리면서 요란한 일상이 흘러간다. 그것이 구루미가 맞이하게 된 새로운 삶의 모습이다. 지금은 개성 강한 고양이 세 마리에게 휘둘려 화내고, 놀라고, 소리 지르느라 바쁘지만... (쓴웃음)



책 속 문장은 가독성이 뛰어나지만 표현력 면에서 다소 심심했다. 특히 ‘왕자님’과 ‘꽃미남’이라는 단어는 본문에 질릴 정도로 많이 나온다.



이 책은 검은 고양이 왕자의 찻집(黒猫王子の喫茶店) 시리즈 중 한 권이다. 5권까지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멈춰버리기엔 너무 아쉽다. 구루미 말마따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인데 말이다. 자세히 밝혀지지 않은 검은 고양이 포의 과거도 궁금하고, 카페를 찾아올 다른 고양이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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