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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atshare (Hardcover)
Beth O'Leary / Flatiron Books / 2019년 5월
평점 :
#105
<셰어하우스>(원제 The Flatshare) 베스 올리리 장편 소설
날 사랑한다면, 존중해 주세요.
“새로운 조조 모예스의 탄생!
『미 비포 유』의 장점을 다 갖췄고, 끝내주게 재밌다!”
-영국 코스모폴리탄
“이 소설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21세기 버전이다.”
- 선데이 익스프레스



'새로운 조조 모예스의 탄생'이라는 어마어마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등장한 이 작품! 만약 무인도에 단 한 권만 로맨스 소설을 가져간다면 망설임 없이 <미 비포 유>를 뽑을 제 앞에 이 책을 미리 읽어 볼 엄청난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어디 한번 볼까요!

굿리즈에 들어가서 평점을 봤더니 평균 4점 이상으로 굉장히 높았어요.
DIY 서적 전문 편집자 티파니 무어. 통칭 티피. 3개월 전 동거하던 집에 낯선 여자를 데리고 들어온 남친 저스틴. 티피는 그 계기로 그와 헤어지게 되고 친구 모와 거티에게도 신세를 지기 싫어 자신의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지낼 수 있는 집을 찾고 있어요. 말기 환자 병동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간호사 리언 투메이. 강도 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3개월째 갇혀있는 리언의 동생 리치 투메이. 리언은 동생을 감옥에서 꺼내주기 위해 변호사에게 지불할 돈이 필요했어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고, 두드리면 열리지니... 이렇게 해서 방을 빌려야 하는 여자와 집세가 절실한 남자의 거래가 성사됩니다. 계약 기간은 6개월! 주 중에 저녁 6시부터 아침 8시까지 티피가 아파트를 쓰고 나머지 시간을 리언이 쓰기로 합니다. 주말에는 티피가 아파트에서 지내고 리언은 여자친구 케이의 집에서 지내게 돼요. 문제는 침실에 있는 침대를 리언과 같이 쓰게 되었다는 점인데... 침대의 왼편에서 자 달라고 부탁하는 리언.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과 침대를 같이 써야 한다니... 상상이 안 되네요!
티피는 무사히 짐을 옮기고 집으로 돌아온 리언은 아파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티피의 물건을 보고 경악을 하는데요. 워낙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라서 그래요. 항의 전화를 할까 하다가 한 달 350파운드를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고 결심하는 리언. 동생 리치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형이네요. (감동)
옆에 놓인 빈백에 한동안 몸을 묻는다. 한 달 350파운드를 생각해야 했다. 이 방법이 아니었다면 이번 달에 살에게 돈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마음먹는다. 예를 들어, 이 페이즐리 문양의 빈백만 해도 아주 훌륭하다. 말할 수 없이 편하다. 라바 램프에는 코믹한 요소가 있다. 요즘 세상에 누가 라바 램프를 놓고 사나 싶지만.
64쪽.
5개월 이상 만날 기회 없이 포스트잇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티피와 리언...
찬장 문, 테이블, 벽, 포스트잇 노트와 테이프로 붙인 종이 쪼가리를 벗겨내는데 배시시 웃음이 난다. 휴지통 뚜껑에까지 붙어 있었다. 리언을 알아간다. 지난 몇 달간 이 모든 메모를 적는 사이에. 평범한 방법은 아니었다. 언제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했다. 남은 음식 먹으라고 간단한 메모를 끼적이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식 서신 교환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었다.
108쪽.
희한도 했다. 티피의 수다스러운 습관에는 전염성이 있었다. 출근하러 갈 때마다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며, 그날 털어놓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건물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117쪽.
그런데 어느 날일이 터지고야 맙니다. 전날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남자와 좋은 분위기가 감도는데 문득 저스틴과의 과거가 떠올라 몸이 굳어버린 티피. 설상가상으로 저스틴을 두 번째로 만나 정신적 타격이 말이 아닌 그녀는 아침에 늦잠을 잡니다. 근무를 마치고 들어온 리언은 티피가 아직 침실에 있는 줄도 모른 채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가고, 티피도 허겁지겁 일어나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갑니다... 드디어 직접 만나게 된 두 사람! 그런데... 상황이... 좀...
그가 옆으로 비켜서서 지나쳤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욕실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비좁았다. 그의 따뜻한 등이 내 가슴을 스쳤다. 나는 숨을 훅 들이마셨다. 숙취도 잊혀졌다.
199쪽.

어머어머어머...
우리 시대에 어울리는 로맨스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밀레니엄 세대들의 사랑과 존중 그리고 치유의 이야기예요.
최근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의 악영향을 다루는데, 가스라이팅은 대화의 통제권을 빼앗아가는 기법으로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이며,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함으로써 통제력을 뺏어가는 정신적 학대의 한 종류예요, 사람들은 원하는 걸 얻어내기 위해서 대화 상대방에게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데 그중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도 있어요. 협박, 무언으로 일관하기, 어린애처럼 굴기(울고 떼쓰고 화를 내면서 성인 대 성인이었던 대화 당사자 간의 균형을 깨뜨려요.), 신체적 해를 가하기 등등...
이 소설에선 티피의 전남친 저스틴이 티피에게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사용해요. 저스틴은 다양한 전략으로 자신을 밀어내는 티피에게 접근하는데요. 칭찬을 하기도 하고, 티피의 의사는 상관없이 다시 만날 날을 잡아버리고, 티피는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이것들이 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티피와의 관계에서 통제권을 잡으려는 저스틴의 노력이에요.
어제 너 봐서 좋았어. 일 때문에 거기 갔는데. '캐서린 로젠과 조수' 프로그램이 있더군. 생각했지. 그 조수가 너겠다고. 누가 자기 치수를 사람들에게 공개하는데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밖에 없을 거야. 대부분의 여자는 남들이 자기 사이즈 아는 걸 질색할 텐데 말이야. 하지만 그게 너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점이겠지. 저스틴, xx
80쪽.
"안 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티가 말했다.
"문자 보내지 마. 너를 개똥 취급하고 친구들과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한 놈이야. 너를 버리고 바람을 피운 쓰레기라고. 네가 친절하게 문자해줄 필요도 없는 놈이란 말이야."
81쪽.
과거에는 문제 제기되지 않고 행해졌을 차별과 부당함을 바로잡아 가는 이 시기의 중심에 밀레니엄 세대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소설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SNS와 유튜브를 즐겨 하고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는 세대의 모습이었어요.
끔찍하게 사랑스러운 주인공 커플
'그래, 룸메이트를 찾자!'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룸메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 그 과정이 천천히 진행이 되는데 너무 과장되거나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어요.

커플이 되고 나선 꿀이 뚝뚝 떨어져요. 둘이 정말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너무 귀여워요! 이 정도로 귀여우면 이건 반칙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귀엽습니다. 리언 때문에 읽으면서 계속 깔깔거리고 책상 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전 좋으면 근처에 있는 뭔가를 내려치는 성격이거든요 ㅋㅋㅋ 내성적이고 말이 없고 변화를 싫어했던 리언과 악질 전남친과 건강하지 못했던 관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티피가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쏠쏠한 재미였어요. 감초 같은 리언의 동생 리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와 티피의 친구 변호사 거티와 심리상담사 모의 활약도 기대할만해요. 리치가 주인공인 스핀 오프 작품이 나오지 않으려나요... ㅋㅋㅋ

소설 속 티피와 리언이 이렇게 알콩달콩해도...

제 현실은 이렇지만... ㅋㅋㅋㅍㅎㅠㅠㅠㅋㅋ

다 읽고 나선 이렇게 되는 소설이었어요!
끔찍하게 해로운 가스라이팅
"저스틴과의 관계에서 너는 상처를 입었어, 티피."
모가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그는 널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97쪽.

이런 연애 난 반댈세.
전남친 저스틴이 등장할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고 고구마를 한 사발 먹은 기분이 들어서 후반에 사이다를 학수고대했어요.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티피가 전남친의 정신, 심리, 그리고 육체적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걸 보면서 절실하게 느꼈어요. 서로를 사랑한다면 가깝다고 무시하거나 쉽게 볼게 아니라 그만큼 더욱더 상대를 존중해야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적어도 한때 사랑했던 연인에게 끔찍한 상처를 안겨주는 사람은 되지 말자고! 가슴속에 손도장 꾸욱! 찍었습니다.
가스라이팅이 위험한 이유는 자신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래요. 가해자가 교묘하게 피해자를 조종하게 되는데요 피해자가 객관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해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뭔가 물어보려고 하면 "사람들이 원래 나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잖아. 그러니까 그 사람들 말은 듣지 마. 내 말만 들어." 이런 식으로요. 저스틴도 티피가 친구들이 자기 둘 연애에 간섭하는 걸 싫어했죠. 그리고 티피가 잘못되었다는 식의 평가를 계속 내려요.
한번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뭐가 잘못된 건지 몰라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래요. 가장 먼저 갖는 증상 중의 하나가 '내가 너무 예민한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자꾸 의심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까 자책감과 후회감 같은 감정들이 생기게 됩니다. 사과하는 일이 많아지고 자기 판단을 못 믿기 때문에 결정장애에 빠질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기 쉬워요. 가스라이팅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어서 영국에선 가스라이팅을 가정폭력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해요.
단 한 사람의 위로와 공감만으로도 충분히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대요.

'네 잘못이 아니야.'
'이렇게 나를 아프고 힘들게 하는 것은 좋은 사랑이 아니야.'
라고 포옹과 함께 말해 주세요.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점점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관계를 확실하게 단절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소설 속 전남친 저스틴은 그렇게 놔두질 않죠. 자꾸만 스토킹을 하면서 티피 앞에 나타나요. 티피가 평소엔 멀쩡하다가 저스틴만 만났다 하면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도 저스틴이 천하의 쓰레기라는 걸 반증해줬어요. 얼마나 심했으면 PTSD까지 겪게 만드는지... 티피 주변의 친구들과 리언의 대처 방식도 미숙했어요. 티피가 찾아간 심리상담가와의 상호작용도 플롯과 함께 비중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몇 개월간의 새로운 사랑으로 모든 걸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가스라이팅 때문에 생긴 상처는 가볍지 않다는 걸 책을 읽고 나서 가스라이팅에 대해 더 알아보면서 느꼈어요.

티피는 이미 수년간 가스라이팅을 당한 피해자로서 객관적인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결정장애에 빠진 상황이라 티피가 과거에 겪은 학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어요. 저스틴에게 받은 학대를 구체적으로 떠올리기 보다 PTSD에 시달리며 감정적으로 힘들어하기 때문에 끊기 힘든 악순환의 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잘 표현했어요. 반면에 디테일한 부분은 아쉬웠고요.
왜 이 작가를 제 2의 조조 모예스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미 비포 유>에서도 현실의 심각한 문제(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 위해 언급하지 않을게요)를 다루죠. 여주와 남주 사이가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돼는 영혼의 파트너 같은 느낌이 들었죠. 서로가 대면하고 있는 인생의 큰 질문을 해결까진 아니어도 노력을 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영혼에 씻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겨요. 남녀 간의 그런 주고받음이 자연스럽고 세밀하게 묘사되었던 작품이었어요. <셰어하우스>는 거기에 더해서 분위기가 좀 더 가벼우며 발랄한 게 특징이었어요. 로맨틱 코미디스러웠어요. 정식 출간되었을 땐 어떤 예쁜 커버를 달고 나타날지 기대가 돼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