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가 꿈이에요 - 거북이가 꿈인 범서가 묻고 아름다운 제주의 하늘이 답하다
신범서 지음 / 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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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범서가 여행에서 느낀 것들은 전혀 어리지 않았다. 어린 듯 아닌듯한 범서의 생각과 문장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한 정의였다. 슬픔을 슬픔이라는 독립적인 감정이 아닌 기쁨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여기는 듯한 문장은, 마치 모든 슬픔을 더는 슬프지 않게 만들었다.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어른도 쉽게 가지기 힘들기에 감탄스러우면서 동시에 한편으아이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무한 긍정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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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나 또한 범서와 같았던 것 같다. 한없이 긍정적이었고 뭐든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내 몸과, 내 주변 상황이 정말 많이 변했고, 그러다 보니 마음도 변했던 것 같다. 현실에 찌들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늘었고,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사용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내 마음속 여유가 조금씩 사라졌던 것 같다. 그래서 범서의 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고, 동시에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 품었던 맑고 아름다운 생각들을 다시금 꺼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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