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달에 건설된 우주 도시 아르테미스. 작은 공동체이지만 사람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다 있는 곳이다. 마찬가지로, 당연히 사람 사는 곳에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범죄자라고 읽는다)도 존재한다. 가령, 백만장자를 꿈꾸는 무일푼의 밀수꾼. 게다가 26세의 새파란 여성. 바로 주인공 재즈 바샤라이다. 그녀의 공식적인 직업은 택배기사라고 해야 하나, 배달꾼이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아주 소박하게 혼자 쓸 수 있는 샤워실에 있는 자그마한 집을 갖고 싶을 뿐인데 공식적인 직업만으로는 달성하기가 불가능하기에 부수입으로 지구에서 담배나 술 같은 것들을 슬쩍 슬쩍 들여오는 일을 남몰래 하고 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이지만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10대의 자기 자신이라고 할 정도로 제멋대로 살아온,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헛똑똑이'이다.

 

 

 

어느날, 그녀의 밀수 거래의 고객이자 사업가인 트론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꿀꺽 수용해 버린다. 몹시 위험한 일이지만 단숨에 그녀를 백만장자로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으나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로 끝난다. 그것은 실패를 의미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의 손길... 아까 말했듯이 사람 사는 곳에 다 있는 음험한 인간 군상이 있고, 음모가 있고, 이권의 대립이 있고, 불법이 있다. 그 위험한 일을 제안했던 트론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이제는 재즈의 목숨까지 노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지구의 범죄세력과 결탁하여 달에서의 이권 사업을 둘러싼 추잡한 대립이 시작되고, 스릴 넘치는 추적이 시작된다. 작은 범죄(예를 들면, 밀수 거래 등)는 왕왕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번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재즈가 파악해 낸 음모는 아르테미스 공동체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지구의 폭력 조직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에 그녀는 드림팀을 모아본다. 그들은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아르테미스를 구한다는 대의를 위해 떨떠름하지만 열심히 협조한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역할을 재즈 본인이 도맡아 하며 하나 하나 아르테미스를 구하기 위한 작전을 진행해 간다. 그녀는 6살 때 지구에서 아르테미스로 이주해 와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아르테미스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를 구하려다 아르테미스 전체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린 재즈. 우여곡절 끝에 믿을 수 없는 의협심과 '운'과 드림팀의 협력으로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끝이 난다.

 

 

 

유후~~!! 재즈는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여성으로 둔갑한 듯한 똑똑하면서 능청맞고 음담패설 던져가며 퇴폐미 넘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성 캐릭터이다. 그리고, 달이라는 무대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아직 미지와 동경의 세계가 아닌가? 이 달의 작은 도시에도 신분의 높고 낮음이 있고, 물질의 많고 적음이 있다. 또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남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가족과 친구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따뜻한 인간관계도 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같구나.

 

 

 

재즈에게 빠진 것 같다. 걸 크러시 유발자이다. 제멋대로에 헛똑똑이에 후회투성이 망나니 같은 그녀이지만 미워할 수가 없다.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이면서도 잔머리나 굴리며 소소히 밀수라는 범죄를 꾸미기나 하다니. 그 분방함과 자유함이 부럽다고나 할까?

 

 

 

이 책은 주요 캐릭터가 다 여성이다. 주인공 재즈는 물론 아르테미스의 통치자라고 할 수 있는 행정관도 케냐 출신의 성공적인 여성 정치인이고(뒤통수 제대로 치지만...), 악역이긴 하나 아르테미스 최고 기업의 경영자 역시 여성이다. 그리고 재즈의 고객이었다가 죽은 트론의 딸 레네도 연약한 10대 소녀의 모습을 보이다가 아버지의 사업 재능을 물려 받아 어엿한 사업가로 사업계약을 따낸다. 여성들의 멋진 승부도 볼만하다.

 

 

 

앤디 위어가 또 해냈다는 느낌이고, 영화로 나온다고 들었는데 꼭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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