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무언가를 버린다는 것.버린 자에게도 이유는 있겠지요.그러나 버림당한 무언가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죠.버려진 한 마리의 개가 있습니다.주인을 찾아다니며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을 지나고 대나무 끝줄기가 하늘을 찌르는 여름도 지납니다. 형형색색 코스모스 하늘하늘 가을을 지나온세상이 눈에 덮이는 겨울도 지나지요.햇살이 눈부신 화창한 날에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도주인을 찾아다닙니다.하염없이 옮긴 발걸음은 산에도 바다에도어느 인적 드문 작은 역에도 평화로운 오후의 공원에도 닿지만주인은 없습니다.그리워하다 미워하다 지워버렸지 뭐.한때 유행했던 어떤 노래처럼 그리워하다 미워하다 지워버릴 수 있으면얼마나 좋겠습니까.그러나 개라는 존재는 유전자에 그렇게 입력되어 조성된 생물이 아닙니다.어느 비 내리는 거리에서주인의 내음을 감지합니다.달려간 개를 우산을 팽개치고꼭 안아주는 개의 주인.비에 젖은 머리를 하고그저 개를 꼭 안고 있습니다.아마도 많이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많이 외로워했을지도 모릅니다.많이 미안해했을지도 모릅니다.앞으로는 언제나 함께입니다.살아있는 모든 것은 존중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