お手がみください (單行本)
高森 美由紀 / 産業編集センタ-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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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혼자 읽기 아깝다.

동화 같이 예쁜 표지의 책이다. 2014년 『ジャパン・ディグニティ(재팬 디그니티)』 로 주식회사 산업편집센터 출판부가 주최한 제1회 생활 소설 대상 (暮らしの小説大賞)라는 상을 수상했던 다카모리 미유키 작가의 최신작이다. '마코'라는 초등학교 2학년 소녀와 '카즈'라는 증조 할머니의 생활을 담은 애틋하면서도 웃음이 쿡쿡 저절로 튀어 나오다가 눈물이 눈가에 번지게 하는 소설이다. 꼭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 8세 마코와 86세 카즈 할머니 콤비 정말 끝내줄 텐데...

주인공 다나카 마코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맞벌이 부부인 부모님은 너무 바쁘다. 마코는 어린이집과 하교 후 돌봄교실 같은 곳에 제일 늦게까지 남아있는 아이였으나 카즈 증조 할머니가 얼마 전부터 같이 살게 되어 하교 후 바로 집으로 와도 돼서 정말 기쁘다. 마코는 할머니 방으로 뛰어들어와 소리내어 책 읽는 숙제가 있다며 책을 어깨 높이로 들고 읽는다. 제목은 <둘은 친구>이다.

두꺼비가 현관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개구리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왜 그래? 두꺼비야. 슬퍼보이잖아."
"지금이 하루 중에서 가장 슬픈 때거든. 편지를 기다리는 시간이야. 이럴 때면 항상 우울한 기분이 들어."
"왜 그런데?" 개구리가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난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거든."
개구리가 몹시 서둘러 집으로 갔습니다. 연필과 종이를 찾아 종이에 무언가를 썼습니다. 봉투에 이렇게 썼습니다.
[두꺼비에게]
개구리는 집에서 뛰어나갔습니다.
"달팽이야." 개구리가 말했습니다.
"부탁이 있는데, 이 편지를 두꺼비네 집에 가지고 가서 우편함에 넣어줄래?"
그러고 나서 개구리는 두꺼비네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누군가가 너에게 편지를 줄지도 몰라."
믿지 않는 두꺼비에게 개구리는 자기가 편지를 부쳤다고 밝혔다.
"내가 이렇게 썼어. 친애하는 두꺼비에게, 나는 네가 나의 친한 친구라서 기뻐. 너의 친구, 개구리가"
"아아!" 두꺼비가 말했습니다."정말 멋진 편지다." 그러고 나서 둘은 현관에 나가 편지를 기다렸습니다. 둘은 매우 행복한 기분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4일이 지나 달팽이가 두꺼비네 집에 도착했습니다. 편지를 받은 두꺼비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은 마코는 할머니에게 읽었다는 증거로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 초등학생보다도 서툰 글씨로 '다나카 카즈'라고 꼭꼭 눌러쓴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개구리처럼 마코는 꽃무늬가 그려진 작은 색종이에 할머니에게 편지를 써서 다음 날 할머니 방 고다츠 위에 살짝 올려놓고 등교한다.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루내 설레어서 학교에서 산만하다고 주의를 받고 계속 실수를 한다. 그러나 집에 갔을 때 답장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실망했지만 할머니에게 캐묻거나 따지지 않고 오늘은 바빴냐고 물어본다. 답장을 기대하여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편지를 올려놓지만 답장은 오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마코에게 신경을 쓰지 못 하는 엄마, 아빠의 자리를 카즈 할머니가 메워준다. 학교에는 심술궂고 얄미운 애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집에 가면 할머니가 있기 때문에 마코는 괜찮다. 같이 냉동식품을 데워 저녁을 먹고 신발을 깨끗이 빠는 법, 연필 깎는 법도 배운다.

할머니는 집에서도 왠지 모르게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엄마, 아빠도 할머니를 살갑게 대하지 않는 것이 마코는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다. 그럴수록 마코는 할머니를 더욱 따른다.

학부모 참관일에도 할머니가 참석하여 일약 스타가 된다. 운이 좋다고 목에 감고온 것은 바로 뱀 껍질... 남자아이들은 신 나서 소리지르고 여자아이들은 기겁을 한다. 젊은 엄마들은 말을 잃고 선생님은 소란스러운 교실을 수습하느라 허둥지둥이다. 그때 마코에게 못되게 구는 아야노가 글을 몰라 읽고 쓰는 것을 거의 하지 못 하는 카즈 할머니를 곤란에 빠뜨리려고 못된 말을 하나 이 사랑스럽고 당당한 할머니는 반대로 아야노의 코를 짓눌러버린다. 마코는 정말 할머니가 자랑스럽다. 할머니가 글을 몰라도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할머니는 오래지 않아 겨울 어느날, 식도에 있는 종양이 터져 돌아가시고 만다.

20여년이 흘러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회사가 망해 망연자실한 마코에게 집에 와서 짐 싸는 걸 도우라는 아빠의 전화가 걸려온다. 방을 정리하다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는 할머니 방에서 자신이 보냈던 색종이 편지가 바랜 채로 남아있는 걸 발견한다. 그리고 모든 색종이 편지 한구석에는 글을 잘 몰랐던 할머니가 꾹꾹 눌러 쓴 글씨로 '다나카 카즈'라고 사인해 놓은 것을 발견한다. 그토록 손꼽아 기다리던 답장을 23년만에 받은 마코의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누구에게나 할머니가 필요하다. 뭘 하든 잘했다고 하고 뭘 잘못해도 언제나 내 편인 존재로서의 할머니 말이다. 집에서 어째서인지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카즈 할머니를 향한 마코의 애틋한 마음이 가슴 깊이 아려온다. 카즈 할머니는 아빠의 할머니 즉, 마코에게는 증조 할머니이다. 아빠를 낳다 죽은 할머니, 아빠가 중학생 때 병사한 할아버지를 대신해 아빠를 거두어 키워주신 분이다. 속사정을 알고보니, 나쁜 사람들에게 속아 집과 토지를 뺏기고 갈 곳이 없어져 마코의 집으로 오시게 된 것이었다.

할머니와 엄마의 불편한 동거에 대한 아린 감각은 내 뇌리 속에도 박혀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이란 지금은 척하면 척하고 느낌이 오지만 어린 내겐 할머니와 엄마였을 뿐이다.

내게 할머니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어릴 때 유난히 심약하고 물렀던 나에게 할머니는 마코가 말했듯 쉼터요, 안식처였다. 눈치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나였기에 엄마가 못마땅해하는 눈치가 더해질수록 난 더 할머니에게 애착과 의존이 더해갔다.

할머니랑 같이 잠자리에 누워 재잘재잘 떠들기도 많이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던 것 같다. 늦가을만 되어도 외풍 심한 단독 주택이었던 집의 욕실에서 목욕하고 나오면 오슬오슬 떨렸는데 할머니는 항상 아랫목에 내복을 넣어두었다가 꺼내주셨다.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내복의 감촉... 그리고 국수를 삶아서 그냥 찬물에 설탕 넣고 후루룩 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보릿고개도 아니고... ㅋㅋ 그런데 너무 맛있었다. 중학교 때 학원 단과반 수업 마치고 버스 타고 오면 정류장에서 항상 기다리고 계시던 모습... 대학 때 성적 우수자들의 가족을 불러 총장 공관에서 저녁 먹는 행사(딱 한 번 뽑혀봤다)가 있었을 때도 바쁘셨을 아빠 대신에 엄마랑 할머니가 참석하셔서 "손녀딸이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라는 말 듣고 의기양양해 하시던 모습... 할머니는 내가 결혼이 늦진 않았는데 아기가 생각보다 늦어서 증손자를 보지 못 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젊었던 엄마는 상당히 질투를 하셨겠다 싶다. 엄마는 '훈육'이라는 엄마의 역할을 했어야 했기에 엄마가 할 바를 하신 것이다. 지금 할머니가 되신 지금, 소원을 풀고 계신다. TV에서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하면 자식들이 애 봐달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소개되는 것들을 보란 듯이 일부러 하신다. (그런 거 안 해도 안 맡겨요. 내가 싫어요.ㅋㅋ) 가령, 애한테 트로트 가르치기. 우리 큰 아들이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 이러면서 노래 부른다. 먹이지 말라는 거 먹이고, 입으로 꼭꼭 씹어서 입에 넣어주고... 내버려 둔다. 그렇게 좀 해도 별일 안 생긴다. 그렇게 할머니가 되고 싶으신 거고, 할머니라면 해도 되는 것을 하고 싶으신 것일 테니... (며느리라면 경악하겠지? 며느리가 생기면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알려 드려야겠다.)

어쨌든 '할머니와의 동거'라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듯한 이야기에 조우했다. 80년생 작가이니 나름 비슷한 세대이고 깊은 친밀감을 느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가이다. 일어원서로써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지만 입에 착착 붙듯이 읽히진 않았다. 중급 이상 실력이면 사전 찾아가며 읽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다카모리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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