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다이어리 1
정수현.김영은 지음 / 곁(beside)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거 단지 로맨스가 아니라 코믹 사회 풍자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얼마만에 이렇게 재미있고 화려하고 유려하며 착착 감기는 대사들이 넘실대고 톡 쏘는 촌철살인 풍자들이 넘쳐나는 소설을 읽어본 건지 모르겠다. 두 분의 작가가 5년의 세월동안 한 땀, 한 땀 씨실과 날실을 엮듯 엮어내셨다더니 과연 고운 빛깔 비단 같은 멋진 작품이었다.

역사적 비극이라는 큰 줄기 속에서 그런 시대에도 청춘들은 꿈을 꾸고 사랑을 하고 피는 끓는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전철역명인데 어찌 이리도 인물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입속에서 울리는 울림도 좋은 것인지... 비운의 옹주이지만 재기발랄한 재주꾼 주인공 신청담, 천하의 바람둥이였으나 청담을 만나고 당대 최고의 사랑꾼으로 거듭난 을지로, 일국의 왕이지만 매력남 이태원, 표면은 구락부 원의 위풍당당하며 고혹적인 여사장이지만, 목숨을 걸고 청담을 지키려는 혜화... 얼마나 예술적인 이름들인지 모르겠다.

정말 흐름이 빠르고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중간 중간 그 시대의 꼰대들의 작태들과 가진 자들의 행세가 요즘을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며 비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가분들이 얼마나 고심하였는지 등장인물들이 주거니받거니하는 대사가 차지고 입에 착착 감긴다. 통통 튄다.

그나저나 가슴이 찢어지는 결말로 1권이 끝나는데 2권에서 어떤 내용들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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