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
오드 고에민 지음, 안 로르 바루시코 그림, 손윤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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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렸을 때는 필독 도서로, 성인이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는 꿰고 있어야 지성인의 축에 낄 수 있을 것 같은 만인의 교양도서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저는 어려서부터 좋아하지도 재미있지도 필요를 느끼지도 않았기 때문에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좋아서 읽는다기보다 일을 할 때 너무나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꼭 놓치지 않고 읽고 공부해두려고 합니다. 신화, 영웅담, 괴물들의 전체상과 계보와 관계도, 서양의 방대한 문화예술, 역사,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서양 뿐만 아니라 동양의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모티브를 두고 은유나 아날로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이면까지 파악해야 정확히 문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책은 저의 이런 필요와 갈망에 완전히 부합한 책이었습니다. 몇 백 페이지에 이르는 스토리텔링 형식은 아니고 도감과 백과사전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꽤 자세하고 설명 대상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과 엮이는 인물 관계를 아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페가수스를 예로 들어 보면 '고대 최고의 군마'라는 대표 특성, 포세이돈의 아이의 잘린 목에서 태어나게 된 배경, 포세이돈과 메두사, 페르세우스 등의 관계 인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페가수스의 모습을 담은 회화를 소개하여 직관적으로 페가수스라는 대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과 괴물, 대상 등을 작은 네모칸에 그것을 요약해서 로마명, 어원, 아버지, 어머니 등을 소개합니다.


군데군데 해당 인물에 관한 이미지 등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를 찾아라"라는 부분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대상 들이 우리의 문화, 역사, 상품 등을 총망라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소비되고 있는지를 소개해 주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중저가 향수 브랜드로 익숙한 데메테르는 곡물, 대지, 풍요, 가난과 노동의 여신인데, 생물 역학 농법의 인증 마크이기도 하고, 아침마다 먹는 시리얼이 데메테르의 로마명인 '케레스'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외에도, 고가품 피라미드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헤르메스'에서 금속인 수은이 유래되기도 하고 수요일도 유래되었으며 황금지팡이와 날개 달린 샌들, 날개 달린 둥근 챙 모자 마크는 흔히 눈에 띕니다.

프랑스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로마식 이름인 바쿠스에서 유래되었고, 홍채 인식 '아이리스 키'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여신 에우로페는 유럽의 화폐 유로 지폐의 홀로그램 안에 새겨져 있습니다. 스타벅스 로고를 연상시키는 세이렌에서 영감을 얻은 말이 화재경보기 사이렌입니다.

여전사 부족 아마조네스는 아버지인 전쟁의 신 아레스를 닮아 전쟁을 좋아합니다. 원더우먼이 아마조네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비단, 그리스 로마 신화만이 아니라 오이디푸스 등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도 소개되어 있어서 다양한 인물에 대한 생생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의 뒷편에 소개된 별자리 역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뛰어난 도판과 이미지, 잘 정리된 내용, 빼어난 번역까지 저에겐 정말 흠잡을 데 없는 그리스 로마 인물도감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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