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작은 생물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 자연이 알려준 나를 사랑하는 법
래니 샤 지음, 김현수 옮김, 최재천 감수 / 드림셀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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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자연이 알려준 나를 사랑하는 법'이라고 되어 있어요.

동식물에 관한 잡학사전 같은 느낌이어서 호기심이 많이 들었는데,

동식물의 습성을 관찰하며 우리 인간에게 주는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판형에 두께도 두껍지 않고,

무엇보다 커버페이지 아래에 최재천 교수님 추천이라고 인쇄되어 있어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아래 목차를 보시면 책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어요.

주로 동물들이 주인공이고 가끔 식물들이 나오는데 이렇게 목차도 귀엽고,

각 일러스트레이션이 좀 더 자세하게 각 장 들어가는 페이지에 나와 있어요.

저는 순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지만,

궁금한 생물 먼저 찾아서 읽으셔도 아주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는 자기 돌봄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자기 돌봄이란 궁극적으로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야 함을 확실히 기억하는 것이다." (15쪽)​

자기 돌봄, 자기 자비 등 현대 사회가 각박하고 엄혹해서인지

이전부터 있었던 개념들인데 최근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은 각 장의 해당 동식물의 특이하고 흥미로운 습성을 먼저 설명하고,

그에 대한 해몽(?) 혹은 해석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통찰력을 줍니다.

그렇게 하는 기저에 깔린 전제는, 생긴 그대로,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동식물과 달리,

우리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가고 있고, 자기 돌봄의 방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저에게 깊이 다가왔던 몇 부분을 소개하면 제각기 다른, 꽃들의 개화시기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튤립은 밤에 꽃잎을 오므리고, 재스민은 밤에 활짝 피우며, 마리골드는 온종일 꽃잎을 열고 있다.

밤에 꽃을 피우는 선인장의 꽃은 햇볕을 누리고 살지는 못하는 대신 햇볕이 필요하지 않도록 적응했다."

(55~56쪽)

꽃들에게서 도출해낸 자기 돌봄의 원리는 '루틴'의 중요성입니다.

너무 엄격하여 본말이 전도되어 우리 삶을 옥죄고 자유를 빼앗는 루틴이 아니라 융통성 있는 루틴,

그럼으로써 삶의 자잘한 스트레스를 제거하고 자신의 강점을 불러내는 것을 강조합니다.

"자기 돌봄은 루틴과 밀착돼 있다.

왜냐하면 하루 중에 진정으로 기다려지는 시간을 만드는 것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나의 창의력, 가족, 그리고 목표에 윈윈이기 때문이다." (59쪽)

미라클 모닝이 아닌 미라클 나잇, 미라클 미드나잇을 즐기는 편인데,

그건 하루의 분주하고 오만 가지 생각들이 오가는 머리를 비우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그 '기다려지는 시간'이 그때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루틴은 정말 단순하여 무슨 재미로 사나 싶을 수도 있지만, 꽤 알차고 재미있습니다.

가족의 삶을 돌보는 중요한 일상 속에서 콤팩트하고 강렬하게 일하는 반나절의 시간,

그리고 조금은 피곤하고 나른하지만, 고요하고 평온한 밤시간이 삶의 낙이지요.

또 귀여운 어린아이의 얼굴을 가진 우파루파, 멕시코도롱뇽 혹은 액소로틀은

우리가 어렸을 때 생물 시간에 배웠던 플라나리아처럼

몸의 일부가 절단되어도 다시 자라납니다.

액소로틀의 모습에서는 캐롤 드웩 박사의 성장 마인드셋,

즉, 자라나고 회복할 기회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아주 촌철살인 같은 부분은 기생충에 대한 부분입니다.

숙주에 붙어서 양분을 빼앗아 먹으며 숙주의 뇌까지 조종하는 능력이 있는 기생충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톡소포자충, 모양 선충은 정신까지 조종하며 숙주에게 해악을 끼칩니다.

저자는 우리 삶의 기생충 같은 사람들에 관해 경계하라고 합니다.

그 신호는

이 사람과 시간을 보낸 다음 기분이 나빠진다!

나의 결정이 이 사람 마음에 들지 않을까 봐 끊임없이 걱정한다!

내 친구가 가십 대마왕이다!

입니다.

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성찰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기생충을 박멸하듯 관계를 끊기보다 먼저 열린 대화를 하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유해한 우정일 뿐이라면 관계를 끊는 것도 득책일 수 있습니다.

자기애가 너무 강하여 다른 사람을 얕보고 무시하고 개, 돼지로 만드는 사람이 너무 싫고요,

평가질, 지적질, 비교질하는 사람이 너무 싫어요.

인간의 존엄을 뭘로 보고 사람에게 함부로 지잡대, 듣보잡 이런 말 하는 사람도 너무 싫고요,

보스 기질 충만하여 자기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다 알고 있으려는 사람도 싫어요.

모계 집단인 코끼리들의 리더처럼 구성원을 신뢰하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하길 원해요.

나에 대한 자기 돌봄이 중요한 만큼, 타인 돌봄도 중요하다는 걸 다같이 느꼈으면 좋겠고요.

해파리처럼, 나무늘보처럼 조금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쉼을 소중히 여기는 자기 돌봄 속에서

창의성과 자유로움,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 인생을 조망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생을 70% 정도 채우고 30%의 완충지대를 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합니다.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소중한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자는 주장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채식을 하고, 소비보다는 재활용을 실천해봐야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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