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이해 -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해외지역연구 입문
이윤.도경수 지음 / 창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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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는 이웃을 잘못 만났다고 하면서

사이즈가 비슷한 유럽 어딘가에 갖다 두면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치열함과 열정, 부지런함으로 세계 대국이 되었을 거라고

지인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모르는 것이긴 합니다.

우리 민족 특유의 치열함과 빠름이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형성된 걸지도요.

 

대학생이 되고 외국에 나갈 기회들을 만들고 외국에 가서 문화를 경험하며

당연했던 나,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3년 이상 중장기 거주를 하고 싶지만, 여건상 1년 정도씩밖에 살지 못하여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화의 차이들이 궁금하고 갈증이 있어서 지리 관련, 세계 관련 책들을 많이 봅니다.

 

이 책은 아주 쉽고 흥미롭지만 예리한 시각으로 쓴 학술서 같은 느낌입니다.

책을 읽으며 대학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학자의 시각으로, 일반성과 특수성이라는 척도로 세계 지역을 비교한 비교 연구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저자 두 분이 사용한 기준은 '경제수준'이라는 일반성의 기준과 자연지리 요인, 인문지리 요인, 문화적 요인이라는 특수성의 기준입니다.

 

"경제발전 단계가 유사하면, 시간의 가치(효율성), 목숨값, 건강이나 환경의 중요성과 같은 삶의 질, 교육의 질, 사람의 기본 소양, 그리고 소비 양태 등이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33쪽)

 

아주 유의미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이라는 기준이 결국 경제발전의 정도라고 볼 수 있고

선진국으로 차츰 진입하면서 모방에 의한 것인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인지 모르지만,

위의 인용문에서 저자들이 제시한 기준에서 유사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경제발전 단계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저자들은

"지리나 기후 같은 자연지리 요인, 역사나 제도 같은 인문지리 요인, 고맥락문화 vs 저맥락문화, 개인주의 vs 집합주의"라는 특수성으로 분석합니다.

 

열대 지방에 선진국이 없다는 말처럼 기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위도의 차이로 인해 생산되는 쌀의 종류가 다름으로 인해 도구를 쓰는 문화와 손을 쓰는 문화가 생겼으며

우리나라 같은 총기 금지 사회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국의 총기 문화가

독특하고 우발적이나 그들의 독특한 역사적 배경, 그리고 넓은 국토와 낮은 인구밀도 지역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핀란드의 노키아의 기업 문화, 일본의 장인 문화가 산업 사회에서는 유용했으나

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4차 혁명 시대에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지적합니다.

 

위에서 쓴 것처럼 아주 쉽고 흥미로운 비교들이 많습니다.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는 미국 여대생, 미국사회와 우리나라 사회에서의 개의 역할과 위상의 차이,

미국 식당의 팁 문화, 한국 사회에서의 공정 담론 등 아주 공감이 되는 주제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매슬로의 욕구위계 이론과 특수성 요인들의 연관성을 연결한 것도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결국 개인들의 집합체이자 살아 움직이고 역동하는 유기체가 국가이므로 연관이 있습니다.

 

한 꼭지씩 더 깊이 읽으며 세계 지역들이 왜 유사성을 가지면서 차이를 보이는지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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