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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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로 읽고 번역본으로 다시 만난 책이다. 표지를 그대로 사용하려면 약 50만 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 편집자 및 디자이너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보통 번역서 표지를 다시 디자인하기도 하는데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표지가 없을 듯하여 이대로 쓴 것이 아닌가 싶다. 원서를 읽을 때도 역시 표지 보고 골랐었다.

"모든 일은 아이반과 함께 시작됐다." (7쪽)

이 책은 아이반과 함께 시작되는데 아이반은 표지의 줄무늬 고양이다. 5년째 히피인 아빠 로데오와 딸 코요테는 56인승 버스를 집으로 삼아 미국 전역을 방랑하고 있다. 방랑이라기보다 도망이다. 추억으로부터의 도망. 불의의 사고로 코요테의 엄마, 언니, 여동생이 5년 전에 죽었다. 로데오는 그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아빠와 딸의 관계성까지 내려놓고 자신은 로데오, 딸에게는 어스푸름한 일출의 시간에 고속도로변에서 본 '코요테'를 따라 코요테라고 부른다.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는 것은 할머니와의 통화에서 엄마, 언니, 여동생과 함께 추억상자를 묻었던 동네 공원이 철거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코요테는 아빠가 극구 피하려 하는 교통사고의 장소, 구석구석 추억으로 채워진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코요테와 로데오는 길 위에서 자신을 떠나버린 여자를 찾아 떠나는 레스터, 아빠의 가정폭력을 피해 무작정 집을 나온 살바도르와 그의 엄마, 그리고 살바도어의 이모, 동성애자라는 게 밝혀져 부모에게 혼나고 가출한 밸, 그리고 고양이와 염소까지 태우고 좌충우돌 로드 트립을 이어간다.

로드트립을 다룬 작품들의 특성처럼 자꾸 여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끼어들고 막판에는 12살짜리 코요테가 무면허 운전까지 하여 우여곡절 끝에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있는 공사 현장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한다.

5년간의 방랑생활의 원점으로 돌아와 이들은 코요테와 로데오라는 모호한 관계를 버리고 엘라와 아빠의 관계로 돌아간다. 그리고,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직면한다.

"가끔은 울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감추지 않아도 된다. 슬플 때면, 엄마와 언니와 동생이 보고 싶을 때면 그냥 울면 된다. 그러면 아빠는 내 어깨를 감싸 안는다. 가끔은 아빠도 나와 함께 운다. 괴롭다. 하지만 좋다." (358쪽)

아이반과 함께 시작된 여정은 이렇게 끝이 난다. 앞으로 이들은 이렇게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좋은 일과 나쁜 일 등 많은 일이 있는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것이다.

아이가 어른의 선생님이다.

영상화되어도 충분히 좋을 작품이어서 검색해봤는데, 아직 그럴 예정은 없는 모양이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기를 추천하며 글을 맺는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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