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워낙 일본 현지에서도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책이라 관심이 있었다. 논픽션이라는 띠지의 멘트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 그 내용이 가히 경악할 만하다는 점, 일약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이 데뷔작이라는 점, 작가가 정체를 밝히지 않은 복면 작가라는 점 등 이야기 자체의 화제성만큼 이야기를 둘러싼 이야기도 드라마틱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1, 2년 전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한 권의 책으로 묶이기에는 출판사에서 꺼릴 만한 짧은 분량으로 다 읽는 데는 한 시간 남짓 걸렸다. 이번에 읽게 된 리커버의 아름다움과 가독성 높은 편집도 높이 살 만하지만, 이전의 구판도 트렌디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술술 잘 읽히는 짧은 분량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정통 미스터리처럼 복선이 촘촘히 깔려 있어서 결말까지 읽고나서 머릿속에 착착 퍼즐이 맞아들어가는 음향 및 비주얼 효과는 없었지만, 읽으면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들은 있었다.
- 사진이 흐릿하여 창에 반사된 모습을 확대하여 인물을 확인하고,
- 자꾸 sns에서 여성의 딸의 모습을 확인하며 여성과 딸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하고,
- 찾아가지도 않을 거라면서 주소는 왜 알려달라고 하고,
- 중간에 '경찰'이라는 단어도 은연 중에 언급된다.
순수한 청춘을 추억하며 회상하는 서간치고는 불온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도 맘 붙일 사람이 없다. 하나같이 이상하다.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미즈타니, 미즈타니의 약혼자로 의붓아버지와 중학생 때부터 관계를 맺어왔던 유코, 아르바이트로 성매매업소에서 일했던 미호코, 이들의 연극 서클 사람들 모두 정상이 하나도 없어서 읽으면서도 정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소설 <마션>의 첫 문장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이상으로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충격적이다. 읽고 나서도 기분이 찜찜하긴 하다. 속고 나서도 기분 좋은 소설이 있는가 하면, 진상이 모두 밝혀지고 나서 내내 찝찝한데 이 책은 후자다. 그걸 노린 책이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정말 독특하고 기묘한 책이긴 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