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관계를 소재로 한 문화 예술 작품들은 호기심에 끌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소비되어도 되는가? 제1, 2차 세계대전은 영미 역사문학(historic fiction)의 끊임없는 소재가 되지만 그건 이미 끝나고 결론이 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은 남북 간의 대치 상황, 전 세계에서 유일한 휴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어떤 시점으로 상상력을 입힐지, 그것이 진정한 현실 인식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기우가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꽤 탄탄하게 짜여진 고전적인 추리로 재미도 선사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취재와 자료 조사에 박수하고 싶다. 작가 나름대로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는 것에 마음의 부담이 없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게 동향과 내막을 조사했는지 궁금하다.
스토어하우스 장르 소설 SG 컬렉션의 첫 번째 책인데, 몇 권의 책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을 필두로 향후, 한국 장르 소설들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