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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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좌천을 의미하는 자회사로 파견 나간 한자와 나오키의 정의롭고 심지 굳은 활약상을 볼 수 있는 한자와 나오키 3권이다.

이제 한자와 나오키는 직접 실무를 진행하며 소수의 부하직원을 인솔하던 중간관리자에서 한 부서를 이끄는 부장이 되어 있다. 그리고 거품 세대의 대표으로 그의 수하에는 거품 붕괴 이후 꿈과 희망을 박탈당한 '잃어버린 세대' 청년들이 있다. 그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과 경멸을 숨기지 않다.

IT 업계의 적대적 M&A를 둘러싼 모략과 암투, 배신과 음모 속에서 정공법으로 성공적으로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며 잃어버린 세대에게 믿을 수 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자와 나오키의 모습에 감동을 받음과 동시에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격인 모리야마가 회의와 불만을 초월하여 믿음직하고 정의로운 직장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감격적이었다.

도쿄센트럴증권을 무시하며 평소에 상대도 하지 않던 IT 업계 공룡 전뇌전기집단이 웬일로 소프트웨어의 강자인 도쿄스파이럴을 적대적 인수합병하고 싶다며 주관사를 맡아달라고 한다. 그 자체도 이상하게 여기지만 곧 전략을 짜서 방문하자 도쿄센트럴증권의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 증권부에서 그 일을 가로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쿄스파이럴은 청년 기업가 세나 요스케가 서른 살에 창업하여 승승장구한 IT 회사이다. 그리고 사장 세나는 한자와 나오키의 부하직원 모리야마의 학창시절 동창이었다. 뉴스를 보고 연락하여 오랜만에 만나 사정을 듣고 한자와 나오키 부장과 함께 적대적 인수합병을 방어하는 전략을 짠다. 총명한 모리야마, 한자와 나오키의 리더십, 도쿄중앙은행에 남아 있는 한자와 나오키의 동기들의 협력으로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한자와 나오키는 다시 은행으로 돌아온다.

진정한 리더의 부재가 이 세대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독자들이 한자와 나오키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모든 세대는 각기 그 세대만의 어려움을 겪어왔고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달라지며 세대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48년생, 53년생 즉, 베이비붐 세대보다 조금 앞선 세대 부모로 두고 제 2 베이비붐 세대보다 조금 나중인 78년에 태어나 X세대라 불렸던 세대이다. 대학 2학년 때 IMF를 겪으며 얼어붙은 취업시장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정규직의 자리는 적지만 있었던 시기에 취직하여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세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났던 80년대 후반 학번 아저씨께 일자리가 남아돌아 어디든 원하는 곳을 골라 갔었다는 전래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듣기도 했고 94학번 선배들이 당장 취업 빙하기를 맞으며 달러 환율이 1800원대까지 가는 것도 목도하기도 했다. 금융회사 기획부에 있었기에 금리 추이를 보며 97년 IMF 시절 금리가 10%가 넘는 것을 보며 내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

요즘 청년들의 좌절감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사상 최고의 스펙이라는데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세대 간의 갈등이 너무나 속상하다. 서로 공감능력을 조금만 발휘해 주면 좋겠다. 쉽지는 않다. 자기가 겪은 것을 초월하여 생각하기 힘든 것이 인간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 아빠만 해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이직을 고민하던 남편에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그러다가 정말 죽는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과로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분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무시한 채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기성 세대를 꼰대라고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도 이해한다. 그러나 그 꼰대들이 죽을 둥 살 둥하며 밤낮으로 일하며 그들을 키워낸 부모들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

아쉽게도 한자와 나오키 같은 리더는 보지 못했다. 아마 그렇게 드물기 때문에 책의 주인공이 되는 것일 것이고 독자가 열광하는 것일 것이다. 직장인은 아닐지라도 한자와 나오키 같은 좋은 리더들이 많은 사회, 그리고 모리야마처럼 좌절스러운 상황 속에서 성장하고 배워가는 팔로워들이 많은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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